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상반기에는 올 상반기 기저효과로 6.0% 성장하고, 하반기 성장률은 2.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세계 경제회복세가 지속되지 않으면 재침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26일 ‘2010년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 반기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4.3%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도 0.2%를 기록해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9월 연구소가 발표한 전망치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1.0%포인트 올랐다.
수출과 수입은 올해 -14.0%와 -25.6%에서 내년 14.5%와 21.8%로 나란히 플러스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많이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를 벗어나면서 무역수지 흑자는 388억달러에서 206억달러로 줄어들고 경상수지 흑자도 397억달러에서 187억달러로 절반 넘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와 투자는 내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가 -11.1%에서 8.2%로 플러스 전환되고 민간소비는 0.2%에서 3.1%로 증가폭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올해 달러당 1276원에서 내년에는 1100원까지 내려가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았다.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의 평균 환율은 각각 1130원과 1070원으로 전망했다.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61달러에서 83.9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연구소는 우리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출구전략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청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세계 경제가 회복되지 않은 면 경기침체를 배제하지 못한다”며 “내년에는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의 3고가 예상되기 때문에 체감경기는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은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금리인상과 같은 정책기조 전환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성장잠재력이 훼손된 만큼 이를 회복하기 위해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