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우리나라가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또 한 번 승부수를 띄웠다.
반도체 업계와 대학·연구소·정부가 함께 손잡고 차세대 메모리 핵심 분야로 떠오른 ‘STT-MRAM’의 공동 연구에 돌입했다. STT-MRAM이란 수직자화반전메모리로 30나노 이하, 즉 20나노급 D램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다. D램을 만드는 데 필수였던 커패시터가 필요 없는 것이 특징이다.
지식경제부와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는 26일 한양대에서 산학연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메모리 산학연 공동연구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이 연구센터는 국내 첫 반도체 분야 대-대기업 연구개발(R&D) 상생협력 사업으로 지난 3월부터 정부·삼성·하이닉스 3자 출연 방식으로 구축해 이번에 가동한다. 차세대 메모리 주력 제품으로 유력한 STT-MRAM의 연구에 집중하게 된다.
이 센터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대학에 300㎜(12인치) 반도체 장비를 구축했다. 메모리 1, 2위 업체인 삼성과 하이닉스의 전문 연구인력이 상주하면서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센터운영을 총괄하는 박재근 한양대 차세대메모리사업단장은 “200㎜(8인치) 팹을 활용한 일본의 STT-MRAM 기술 수준과의 격차를 줄이고, 세계 최초로 STT-MRAM을 개발함으로써 2015년 이후 30나노급 이하 메모리 시장의 45% 이상을 점유할 계획”이라며 “메모리 세계1위 기술 경쟁력 보유에 따른 자성 박막공정장비 등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은 “‘차세대메모리연구센터’가 산학연 공동연구 확대에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본다.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미래 반도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제기술 표준을 주도하는 세계적인 공동연구 허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경부는 STT-MRAM 연구개발 사업 외에도 차세대 비휘발성메모리에 대한 원천기술 개발 사업도 총력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