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정부가 ‘제2기 벤처전성시대’를 열기 위해 1999년 벤처 붐 이후 10년 만에 창업부터 성장, 재활 등으로 이어진 벤처생태계 회복 대책을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벤처기업의 활성화야말로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고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수 조건”이라면서, 정부와 기업에 제2의 벤처전성시대를 열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제38차 벤처 활성화를 주제로 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청년들이 도전 정신을 갖고 벤처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박선규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마련할 제2기 벤처전성시대 방안에는 전자신문이 최근 지적한 대로 벤처 창업부터 성장, 재기 등의 벤처 생태계 조성과 관련해 모든 대책을 망라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11월 23∼25일 1·3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벤처가 열자’ 참조
특히 민간이 벤처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모태 펀드를 확충하고, 대기업의 벤처 투자 허용(경영독립방안 별도 마련), 벤처 M&A 활성화, 실패한 벤처기업가 재생, 청년 창업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정책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기 벤처전성시대의 주력 세력에 대해 ‘벤처캐피털이 주도하는 민간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직접적인 정부 자금 지원보다는 민간 시스템(벤처캐피털) 등을 활용한 벤처 생태계 재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도 연대 보증 제도 개선 문제, 벤처 투자 자금 확충 문제, 기업가 정신 확산 캠페인 등이 폭넓게 다뤄졌다. 중기청은 토론 내용을 반영, 다음주 벤처 활성화를 골자로 한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기업가 정신이 퇴조한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벤처가 붐을 이뤘던 2000년대 초반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를 통해 현실적 대안을 마련한다면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벤처붐이 크게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제2기 벤처시대를 열어달라고 주문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며 “단편적인 대책이 아니라 창업부터 M&A, 벤처 재기에 이르는 여러 문제가 논의돼 종합적인 토론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비상경제대책회의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임태희 노동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장,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강만수 대통령경제특보,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이민화 기업호민관, 서승모 벤처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 등 20·30대 벤처기업인들과 창업투자사 대표 등 민간 관계자들도 참석, 운영상 애로사항 등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형준·김준배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