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 스마트그리드 블루오션인가

[정보통신 미래모임] 스마트그리드 블루오션인가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되는 스마트그리드는 단순히 온실가스를 절감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새로운 미래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막연한 핑크빛 기대만으로 관련분야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라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블루오션분야로 언급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가 과연 우리에게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 성공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선결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인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정태명·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지난 26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스마트그리드 블루오션인가’를 주제로 11월 정기토론회를 개최했다.

 엄찬왕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장의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윤석중 SK텔레콤 신규사업본부장, 김종한 LS산전 스마트그리드BU장, 남효석 한국전력 스마트그리드추진실장이 패널발표를 통해 스마트그리드 관련 산업의 미래와 선결과제에 의견을 개진했다.

 엄찬왕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장은 “기기와 통신을 접목한 인프라 구축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하고 “스마트그리드가 가격신호의 역할을 하고 소비자의 수요도 만들어내는 정책을 구현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윤석중 SK텔레콤 상무는 “스마트그리드의 성패는 결국 확산의 속도에 달려 있다”면서 “관건은 정부 정책과 기술의 표준을 하루 빨리 선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상무는 또 “인프라가 정착되면 플레이어가 나오고 수익 모델이 나온다”면서 “신재생, 보안문제, 자동차, 배터리 등 벨류체인을 따라 파생되는 다양한 사업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한 LS산전 BU장은 “디바이스 자체가 메인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고 “정부가 관련 제도의 법제화 즉 규제, 유인 정책 등을 하루 빨리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효석 한국전력 스마트그리드추진실장은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보안”이라면서 “시스템이 교란돼 전기가 끊기면 사회적인 비용이 엄청나게 소모되는 만큼 한전과 시스템업계와의 연계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승환 현대정보기술 상무는 “민간사업자가 참여하고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이 숙제인 만큼 최종적으로 서비스산업까지 다 포함하는 모델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설명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이어 “다양한 서비스로 영역이 확장됐을 때 어느 사업자가 표준을 가져가는지가 중요하다”며 서비스 분야가 부가산업으로 갈 경우 제품과 제품의 연계, 표준이 어떻게 제정될지를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엄찬왕 과장은 “표준 부문이 어떻게 될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정부 또한 중요성을 인식해 향후 정책 수립에 반영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윤석중 상무는 현재 제주도에서 실시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예로 들며 “통신망의 프로토콜, 유무선 사용 양식 등 가정마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다양하기 때문에 표준화와 호환성 등이 실질적인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제주도 실증사업으로 얻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루 빨리 정부에 표준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윤 상무는 “통신모듈 호환성이 중요한 만큼 통신 프로토콜의 오픈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정태명 미래모임 회장은 토론을 마치며 “스마트그리드는 아직 물에 발을 담갔을 뿐, 이것이 블루오션이 될지 레드오션이 될지는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에 달렸다”면서 관련 분야 관계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