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업체 인프라웨어는 올해 기존 인력의 25%에 육박하는 60여명을 새로 뽑은데 이어 내년에는 증원된 인력의 25%인 80여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내년 입사 예정자 80여명 가운데 40명가량을 공개 채용하기 위해 고려대·연세대·한양대·부산대 등 전국 8개 대학을 방문하며 캠퍼스 채용 행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6일 최종 지원자를 집계한 결과 총 1500여명이 이 회사에 지원해 3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소 SW기업들이 대대적인 인력 채용에 나섰다. 채용공고 수로만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나 하반기 채용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29일 전자신문이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 SW업계가 이달 말까지 내놓은 채용공고는 총 1만8561건으로 전년 12월까지를 더한 1만5600건보다 20%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 7월까지는 채용 사례가 8117건으로 전년(1만413건)보다 20%가량 감소했으나, 8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50∼200% 증가해 이같은 상승세가 내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SW 업태의 특성상 인력 유동성이 높아 실제로 SW 인력의 증가세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주요 SW기업은 잇따라 채용 인력을 늘리고 있다.
미라콤아이앤씨는 지난해 총 15명보다 200%가량 늘어난 45명으로 채용 규모를 늘렸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지난해 28명을 새로 뽑았고 올해 33명을 채용한 데 이어 연말까지 추가로 개발·기술지원·마케팅 인력 7명을 채용한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0여명의 연구개발·기술지원 인력을 뽑았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와 올해 전체 충원 규모는 비슷하지만 인력 충원 부문이 영업인력에 한정했던 과거와 달리 연구·개발 인력을 올해 20여명가량 뽑았다.
SW업계의 채용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은 올들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SW 육성책의 온기가 서서히 느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SW 분리발주 확대 시행, 대기업 공공기관 입찰 제한 상향 등으로 중소 SW업체들의 공공부문 수주가 늘어나면서 신규 인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SW 분리발주 대상 사업 173개 중 32.4%인 56개 사업에 SW 분리발주가 적용돼 32.4%의 도입률을 기록했다. 사업 시행 첫 해인 2007년보다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또 국내 최대 SW기업인 티맥스소프트의 구조조정 효과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SW업계 한 CEO는 “티맥스에 있던 우수 인력들이 채용 시장에 등장하면서 예정하지 않았던 하반기 채용 계획을 잡는 업체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W업계는 여전히 인재 부족으로 인력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지난 5월 발표한 ‘국내 SW 인력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W 전문인력은 9만6967명으로 전체 산업에 비해 8.8%(9380명)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수 숭실대학교 산업정보시스템학과 교수는 “대기업인 IT서비스업체·제조업체의 전산실 담당자와 SW개발자에 동시에 합격하면 대기업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여전해 SW업계의 기대와 구직자의 의지 사이에는 여전히 괴리가 있다”며 “정부 정책이 보다 실효성 있게 집행되는 것은 물론이고 장기간 개발자로 근무한 전문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풍토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