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 세종시 블랙홀 논란 진화 나서

 정운찬 총리가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으나 불과 몇일전 발표 내용을 다시 뒤집는 형국이어서 ‘오락가락’ 행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 총리는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오찬 간담회에서 김용창 구미상의 회장이 “기업의 지방 투자분이 세종시로 가면 기존의 국가산업단지들은 어려워진다”고 건의하자 “KAIST를 제외하곤 서울 이외 지역의 기업과 학교, 연구소는 세종시로 절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정 총리는 지난 27일 세종시 추진에 있어서 정부의 3대 원칙(적합성·형평성·공익성)을 소개하며 “지방 경제인들이 세종시 추진 3대 원칙 중 형평성에 관련해 궐기대회도 하면서 걱정하는데 그럴 필요 없다. 내 직위를 걸고 말할 수 있다”며 지방 경제인들을 안심시켰다. 이에 일부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내며 정 총리의 발언을 환영했다.

 그러나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2차 회의에서는 경북 유치가 확정적이었던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이미 설립된 국제백신연구소, 아태이론물리센터 등 해외 연구기관 3곳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정 총리 발언대로 라면 애초부터 이 세곳은 세종시 유치 대상이 아닌 셈이었다.

 정 총리는 출구전략 시행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기업인들의 요청에 대해 “출구전략은 국제 공조 없이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며 “단지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안을 미리 짜놓고 있을 뿐”이라며 내년도 전격적인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을 부정했다.

 최근 설정된 온실가스 감축안이 기업에겐 부담이라는 건의에 대해선 “의욕을 유발하기 위한 이상적 목표”라며 “내년에 후속작업으로 각 부분별 감축량을 정할 계획이다. 그 때는 보다 산업계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폐지와 법인세·소비세 인하 문제에 대해선 “최종적으론 국회가 결정할 문제”라며 “정부는 기업 세제지원에 있어서 일률적 지원보다 환경보존·생산성 향상 등 기능별 투자지원세재로 방향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와 복수노조 허용 논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유형준 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