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이 철새 깃털에 묻은 동위원소비의 질량분석을 통해 조류인플루엔자(AI)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국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원자력연 원자력화학연구부는 오스트리아 기술개발 기관인 ‘AIT’와 공동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국가 간 이동하는 철새의 기원 및 이동경로를 추적해 AI 역학조사 및 질병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제를 수주, 공동연구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이 과제는 야생 조류의 생체시료 내에 포함된 미량의 동위원소비를 정밀 분석해 이동성 야생 조류의 기원과 수천㎞에 이르는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AI 전파경로를 예측하자는 것.
이를 위해 연구진은 △조류 포획 및 생체시료 전처리 기술 개발 △동위원소비 질량 분석 기술 개발 △표준작업절차서 확보 △생체시료 내 동위원소비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분석 대상은 겨울철 우리 나라를 찾는 고방오리(pintail)다. 고방오리의 깃털을 채취한 뒤 질량분석에 적합한 형태로 전처리한 후, 동위원소비 질량분석기(IRMS)를 이용해 깃털 시료 내에 미량 포함된 특정 동위원소(수소와 산소 등)의 비를 측정할 계획이다.
송규석 원자력화학연구부장은 “고방오리 등 이동성 야생 조류의 특정 부위 생체시료에는 특정 지역에서 개체가 섭취한 물의 동위원소비 정보가 간직돼 있어 이를 분석하면 철새의 기원과 이동 경로를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