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 하이패스는 단순한 요금지불 수단이 아니라 종합적인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단말기로 진화할 것입니다. 내년 하반기쯤에는 요소기술을 접목하고, 다른 산업 분야와 결합한 차세대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내년이면 창립 10주년을 맞는 민순기 AITS 사장(54)은 향후 10년의 목표로 하이패스 선도기업에서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서비스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민 사장은 하이패스 시스템이 채 구축되기도 전인 2000년부터 ITS의 미래 가능성을 엿보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서울통신기술·삼성SDS·SK네트웍스 등 대기업이 참여한 상황에서도 선도기업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 20%를 확보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의 70% 이상이 하이패스 단말기에서 발생하지만 민 사장은 AITS가 단순한 하이패스 전문기업으로 불리는 것을 거부한다.
그는 “ITS는 인체 구조의 신경계”라며 “단말기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이동통신산업까지 포괄되는 서비스며 현재 서비스의 형태로 귀결된 것이 하이패스일 뿐”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AITS 역시 통합적인 ITS를 추구하는 만큼 하이패스는 그 꿈을 실현하는 한 단계일 뿐이라는 뜻이다.
민순기 사장은 ITS에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정부 정책을 꼽았다. ITS는 국가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 시작된 하이패스가 기술 개발 논란에도 단기간 내 확대 보급된 데는 도로공사의 역할이 컸다”며 ITS 분야에서 정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 사장이 그리는 ITS의 미래는 이용자가 필요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 그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부기관 간의 정책적 공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ITS를 관장하는 부처가 국토해양부와 경찰청인데, 양 기관간의 정책적 협의가 없으니 산업이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의 도로정보 서비스와 같은 문제는 반드시 결론지어져야 할 부분입니다.”
내년이면 어느덧 창립 10년을 맞는다. 그는 누구보다 앞서 ITS 분야에 발을 내딛고도 대기업의 진입으로 매출 규모나 시장 점유율에서는 당초의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하지만 산업적으로는 근간을 마련하는 데 일조했다는 점은 강한 자부심을 남았다.
민순기 사장은 “창업 후 중반쯤 됐을때 30년 기업을 만들고 물러나겠다는 말을 했다”며 “이제 차세대 엔진을 개발해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