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광통신, 무손실 굴곡특성 광섬유로 서유럽 공략

 삼성광통신이 새로 개발한 무손실 굴곡특성 광섬유(E-BIF)를 앞세워 유럽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광통신(대표 이근면)은 E―BIF로 서유럽 등 여전히 광케이블 가입자망(FTTH) 수요가 많은 해외시장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에서도 상대적 고부가 제품인 드롭 케이블분야 수요 잡기에 나섰다.

삼성광통신은 지난해 기준으로 동남아 시장 매출이 전체의 4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 편향된 사업구조를 보였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E―BIF를 통해 선진국 시장 비중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부문도 확대할 계획이다.

주요 공략 대상은 서유럽 시장이다. 미국, 동유럽이 경기침체로 인해 케이블 시장의 업황이 좋지 않은 데 비해 서유럽은 FTTH사업이 활기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광 케이블 설치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인건비가 차지한다. 이에 따라 가격은 좀 비싸도 빠르고 편리하게 설치할 수 있는 광 케이블에 대한 수요가 높다. 국내 통신 사업자들도 기존 케이블 대비 20∼30% 높은 가격 수준이면 드롭 케이블 및 가정용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BIF는 구부리거나 꺾거나 묶었을 경우에도 전송 신호의 손실이 거의 없는 광섬유로 삼성광통신이 최근 개발해 양산에 성공한 제품이다. 기존 광섬유는 주 원료인 유리의 특성으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구부리거나 꺾으면 정보의 손실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신호가 끊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휘거나 꺾일 수 밖에 없는 지점에서는 설치가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 E-BIF는 기존 구리 케이블 수준의 편리함을 구현해 광섬유를 집안까지 연결해 사실상 완벽한 FTTH를 가능케 한다.

과거 미국 코닝 등 경쟁사에서 E-BIF와 비슷한 제품을 내놨지만, 파이버 안에 공기를 넣는 공법 때문에 내구성이 떨어지고, 케이블을 자르고 붙이는 데 문제가 발생해 상용화가 더디게 진행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미국 시장에서 삼성광통신의 매출이 아직은 크지 않지만, 의외로 현지 통신 사업자 및 에이전트와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최근 멕시코 업체와의 첫 거래를 성사시킨 만큼 E-BIF 관련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