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KT와 애플 아이폰의 맞불카드로 모토로라 ‘드로이드(Droid)’를 선택했다.
30일 SKT 고위 관계자는 “내년 1월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으로 모토로라의 드로이드폰을 선보일 예정이며 이를 위한 단말 테스트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드로이드는 레이저폰 신화 이후 추락했던 모토로라가 ‘부활’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안드로이드폰으로 지난달 미국 이동통신 1위 업체인 버라이즌을 통해 출시돼 첫 주만에 25만대가 팔려나가면서 최근 아이폰의 명실상부한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는 제품이다. 최신 안드로이드 2.0 플랫폼과 터치스크린, 500만 화소 카메라, 슬라이드아웃 쿼티 자판 등이 적용됐다.
SKT의 이 같은 선택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드로이드를 무기로 삼은 버라이즌이 아이폰을 출시한 AT&T와 격돌하고 있는 미국 통신시장과 유사한 판세를 그리게 됐다. 아이폰을 쥔 2위 이통 사업자 ‘AT&T-KT’ 전선과 모토로라 드로이드를 잡은 1위 사업자 ‘버라이즌-SKT’ 전선의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단 해외에서 드로이드는 아이폰을 위협할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 짧은 시기에 아이폰을 제치기는 어렵지만 향후 잇따라 등장할 여러 제조사들에게 안드로이드폰의 진입로를 열어주기에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더욱이 아이폰의 최대 강점중 하나인 앱스토어와 경쟁할 수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의 존재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드로이드는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는 아이폰과 달리 국내 시장에 맞춰 최적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짧은 시일안에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 모토로라가 이미 국내 지사에 생산을 제외한 제품의 설계와 디자인 등이 가능한 자체 디자인센터(CXD)를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SKT는 드로이드폰의 도입을 계기로 내년초부터 T옴니아 등 윈도모바일폰과 안드로이드폰, 그리고 리눅스 기반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 ‘리모(LiMo)’를 채용한 리모폰(모델명 SCH-M510) 등 3각 편대로 이뤄진 스마트폰 진용을 갖추게 된다.
SKT는 내년에 전체 휴대폰 가운데 스마트폰의 비중을 절반 가량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며 이 가운데 드로이드를 필두로 한 안드로이드폰은 5대중 1대 꼴인 12종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