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자재 수급대책 세워야 IT수출 산다

 원자재 가격이 수상하다. 금값이 금융위기를 틈타 오르더니, 두바이 사태로 이어지면서 연초 대비 60%나 급등했다. 금뿐만 아니라 구리·알루미늄 등의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른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기업은 제품 단가 인상 압력에 시달린다. 이들 원자재는 우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정보통신 및 전기전자 제품은 물론이고 반도체·PCB·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다. 기업은 원유값 급등보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떨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은 그만큼 기업 채산성을 떨어뜨리고, 해외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소량을 구매해야 하는 중소기업은 이들 원자재 공급업체와의 협상에서 바가지를 써야 하며 그나마 제때 납품을 받지 못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문제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금은 온스당 1200달러, 원유는 배럴당 85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원자재 소모가 늘고, 두바이 및 유럽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헤지(hedge) 증가로 고공 행진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출구전략에 앞서 긴급 대책으로 원자재 수급문제를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주력 시장인 정보통신, 전기전자 업종은 물론이고 자동차·선박 등 우리나라 핵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2011년 원자재 관련 상품거래소 설립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시급한 것은 내년도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정책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비한 수급 조정, 공동 구매, 원자재 비축 등 다각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수출규모 면에서 세계 10강 대열에 진입한 대한민국 경쟁력을 유지하며, 수출의 절반을 훌쩍 넘는 정보통신, 전기전자, 조선 및 자동차 산업을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