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ㆍ지원법’ 언제까지 ‘계류’ 중?

신종플루에 이은 기업 수출물동량 수송 비상사태로 기업의 위기관리가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BCP(업무연속성계획, Business Continuity Planning)가 새로운 화두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최근 다양화되고 있는 기업의 위기요인이 기업운영 측면에서 경영방식의 신 패러다임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작년 가을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올해 전지구적 자연재난에 신종플루와 같은 신종전염병이 창궐하며, 엊그제 발생한 두바이발 금융위기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그야 말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전염병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에서는 철도노조에 의한 파업으로 기업들은 생존전략에 자연적, 인위적,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있으며 정치권은 아직 대운하와 세종시문제로 누구를 볼모로 하는지 국정운영이 헛바퀴를 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현 정부는 공공기관의 파업에 단호한 대응을 암시하고 있다. 정부도 공공기관인 철도청도 노조도 자신들의 목소리만 상대에게 요구하고 있으나 샌드위치가 된 기업들은 기업위기별로 상황을 설정하고 운영하고 있으나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위기관리 대처능력은 한계점에 와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전 정부에서 만든 국가위기관리계획이 복합적인 개념보다는 위기상황별 시나리오대응 계획만 구축했으며 기업들은 착실(?)하게도 이 지침을 운용했으나 복합적인 위기발생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우기에는 비용의 지출이라는 측면에서 간과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는다.

최근 익명을 요구한 그룹기획팀 간부는 “전사적 위기대응능력을 강화키 위한 그룹전체의 업무연속성계획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위해 내부팀을 구성해 위험요인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초 전사적 자원관리(ERP) 구축시 기업내부자원분류를 자체적으로 하지 않고 외부에 컨설팅을 의뢰해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내부의 위기관리, 재난관리 전문가를 통해 리스크분석(RA, Risk Assement), 영향력분석(BIA, Business Impact Anylisis), 대응계획(ER, Emergency Response), 업무연속성계획(BCP)을 수립중이라며 다만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의 위기인식은 최고조에 달해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부처 중 이러한 기업의 위기발생에 대응키 위한 법률을 추진 중인 부처가 소방방재청(청장 박연수)에 있다. 소방방재청은 박기춘 의원(민주당 남양주)이 발의 입법한 ‘재해경감을 위한 기업의 자율활동 지원에 관한 법(이하 지원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방방재청 박종윤 과장은 “이 법에서의 재해경감범위는 자연적, 인적, 내ㆍ외부적 위기를 포함한다”며 “기업의 경쟁력강화는 내부적위기는 다양하게 대응하고 있으나 외부적, 혹은 복합적 요인에 약한 구조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박 과장은 또 “이제까지 기업이 경험치 못한 새로운 형태의 복합적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기업들은 비용발생 측면에서 위기나 재난에 투자를 하지 않았으나, 이 지원법이 도입되면 기업은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기업 재난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일부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이미 모 대기업그룹에 BCP체계를 구축 중인 LIG엔설팅 안재선 상무는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강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가 국회에 계류 중인 것이 안타깝다”며 “기업위기대응전략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도 추진이 되지 않고 있다”며 지적했다.

이 지원법 제정에 참여한 (사)한국BCP협회 정영환 부회장은 “이 법에 대해 많은 기업들의 문의가 있다”며 “법이 통과되면 많은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또“특히 ISO(International Standards Organization)에서 추진 중인 국제규격과 부합하다면 기업의 위기관리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이 최고의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내ㆍ외부적 기업운영에 운영연속성계획(BCP)수립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제도를 잘 활용하고 기업 스스로 자생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한 길목에 와있으며 정부도 미국과 같은 정부운영(COOP제도)에 필수기능유지에 대비한 국가운영연속성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재난포커스 정도울 기자 doulch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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