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동통신 업계 최대 화두로 ‘지급결제서비스’가 떠오를 전망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휴대폰으로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현금카드(유비터치)서비스’를 위해 연내 인프라 구축을 끝낸다는 계획으로, 이통사들은 유비터치서비스를 통해 신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30일 관련 기관 및 은행·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말까지 유비터치서비스를 위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에 리더기(동글) 설치 및 보안업그레이드를 마치기로 했다. 시스템 구축은 현재의 3세대 이동통신(3G)환경에 맞게 휴대폰과 동글 사이의 통신 데이터 암호화 및 자동화기기의 프로토콜을 맞추는 것으로 통신사업자와 은행들은 이를 활용해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일부 단말기에서만 유비터치서비스가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금융결제원 주도로 국민·우리·기업 등 주요 13개 은행이 참가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초부터 시중은행 자동화기기 60∼70%가량에서 유비터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신영수 국민은행 온라인채널부 차장은 “서비스는 지난해 나왔지만 그동안 보안규격 등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연말까지 주요 은행들이 암호화 장비와 시스템 구축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이 내년 초를 유비터치서비스 보급 확산 시기로 잡은 것은 LG텔레콤과 관계가 크다. 현재 유비터치서비스는 3G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기반으로 운영되는 방식이어서 3G방식이 아닌 LG텔레콤은 그간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LG텔레콤이 올 5월 선보인 다기능 모바일칩에 이달 중 유비터치서비스를 추가하기로 함에 따라 그 시점을 이달 중으로 잡고 있다. LG텔레콤이 서비스 개시시점을 확정함에 따라 그간 투자를 미뤄왔던 시중은행권은 자동화기기에 리더 업그레이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이달에 유비터치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이동통신 3사 모두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며 “금결원이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이에따라 이동통신사들의 휴대폰지급결제 서비스 확산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유비터치서비스 본격화와 함께 통신업계에 지급결제서비스를 통한 신수익사업 구상이 본격화한다. 현재는 은행 자동화기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어 이통사들이 별도의 수익사업을 펼칠 수 없지만 앞으로 은행 이외 가맹점에 동글을 설치하게 되면 이용수수료를 카드사와 나눌 수 있게 된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유비터치서비스 확대는 곧 통신사가 은행의 핵심사업영역인 지급결제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 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통신사의 노력이 여럿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배·조정형기자 joon@etnews.co.kr
◆용어설명=유비터치서비스
USIM칩이 탑재된 휴대폰으로 CD·ATM 등 은행 자동화기기에서 현금 입출금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3G를 채택하지 않은 LG텔레콤은 12월부터 모바일칩에 서비스를 추가한다. 서비스는 하나의 칩에 17개 은행 100개 계좌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예컨대 개인이 거래하는 은행이 10곳이 넘더라도 이들 은행의 현금카드를 모두 휴대폰 칩에 담을 수 있다. 지갑에서 거래은행 카드를 찾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용하려는 고객은 이동통신사 서버에 접속해 관련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거래은행에 찾아가 계좌를 신청하면 된다. 유비터치마크가 있는 은행 자동화기기의 동글에 접촉 후 현금 입출금을 하는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