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美경제에 지대한 영향미친 10명

2000년 이후 미국 경제가 지금의 모습을 나타내도록 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 10명을 고른다면 누가 첫손가락에 꼽힐까.

미 ABC방송은 30일 최근 10년간 시련과 격동의 미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인사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회 의장과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 투자가 워런 버핏 등 10명을 선정했다.

미국 경제가 지금의 모습을 형성하도록 하는데 영향을 미친 인사들 대부분이 미국인이었지만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유일한 외국인으로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당시 재무장관을 맡았던 폴슨은 공화당 정권에 의해 임명됐으나 혈세를 바탕으로 한 7천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계획을 수립, 대형 금융사를 지원함으로써 공화당 소속 의원들의 분노를 샀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출신인 폴슨은 금융위기의 와중에 골그만삭스에도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했으나, 리먼브라더스에 대해서는 지원을 끝내 외면함으로써 리먼의 파산으로 위기를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구제금융의 공과에 대해서는 찬반여론이 엇갈리고 있으나 폴슨이 금융위기 수습을 위해 단행했던 조치들이 미국 경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것만은 분명하다.

◇벤 버냉키 Fed 의장=대공황의 전개과정과 본질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버냉키는 프린스턴대학 교수에서 2006년 Fed 의장으로 옮겼다. 대공황 전문가인 그는 그러나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로 야기된 금융위기를 감지하는데는 무척 굼뜬 모습을 보였다. 2008년봄 부동산가격 하락이 미칠 충격을 과소평가하다 시장이 붕괴직전으로 몰리자 허둥지둥 정책금리를 낮춰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금융위기를 수습한 공로는 인정받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재무관료로 10여년전 아시아 금융위기를 수습하는데 공을 세웠던 가이트너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재직하면서 폴슨, 버냉키와 손잡고 금융위기 수습에 나섰으며 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으로까지 발탁됐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과 굼뜬 경기회복, 구제금융 및 경기부양책의 비효율성 문제에 대한 책임 추궁을 받으며 의회로부터 퇴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Fed 전 의장=1987년부터 19년간 미 중앙은행을 이끈 그린스펀은 한때 금융의 신으로까지 추앙받았다. 그러나 Fed 의장에서 물러난 지 2년 후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그린스펀 재임중의 저금리 정책이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비난을 받았으며 결국 의회 청문회에 나가 “내가 실수했다”고 참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크 그린버그 AIG 창업자=AIG를 설립해 40년 가까이 이끌면서 최대의 보험사로 키운 그린버그는 2005년 회계부정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AIG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금융위기의 와중에 AIG의 주가폭락으로 수십억달러의 손해까지 감수해야 했다. 게다가 AIG의 과도한 임원보수와 보너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을 때도 비난의 표적이 됐다. 그린버그는 그러나 “혁신과 함께 신중함이라는 기업문화를 일궈왔으며, 우둔함이 아닌 창의성에는 마땅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스스로를 옹호했다.

◇실라 베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장=대형 금융회사의 부실이 초래하는 폐해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베어 의장은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가 재현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은행의 대형화에 극구 반대하고 있다. 올해들어 124개 은행이 문을 닫고 500개 이상의 은행이 FDIC의 ‘요주의’ 리스트에 올라감에 따라 FDIC의 예금보험 기금이 고갈될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중국은 8천억달러 가까운 미국 국채를 보유,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동시에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에 경제의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의 인위적인 통제 문제는 미.중 갈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중국을 봉쇄할 의도가 없으며, 번영하는 중국이 지구촌의 힘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다이먼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오명을 쓰지 않고 오히려 명성을 더 키운 월가의 몇 안되는 금융인이다. 파산 지경에 몰린 베어스턴스를 인수하고 워싱턴뮤추얼도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우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훌륭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찬사를 받았다. 가이트너의 후임으로 재무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켄 루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1969년 BoA에 입사해 2001년 최고경영자에 오른 루이스는 금융위기중 컨트리와이드, 메릴린치를 인수했으나 부실이 커지면서 정부로부터 4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9월에는 회장직 사임의사를 밝혔으나 후임자를 찾지 못해 퇴임 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워런 버핏=빌 게이츠와 함께 세계 최고 갑부 순위를 다투는 버핏은 금융위기중 적지않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주식매수로 화제를 불러왔다. 최근에는 벌링턴노던산타페 철도회사를 인수, 인프라 투자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