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대표 스티븐 길)가 내년 30여개 전략 고객군에 대한 밀착영업을 강화해 ‘턴어라운드’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최대 다국적 IT업체로 꼽히는 한국HP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다시 성장엔진을 재가동하면서 후발 다국적 기업들도 공격적인 사업 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티븐 길 한국HP 사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1월 시작된 2010회계연도의 최우선 키워드로 ‘성장’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목표 성장률은 밝히지 않았지만 10월 마감한 지난 회계연도에서 마이너스 성장에 머문 국내 매출을 다시 회복하고 성장세를 되찾는다는 구상이다.
우선 한국HP는 인프라·서비스 사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 1000대 기업고객을 집중 지원하는 본사의 ‘G1K’ 전략에 따라 국내 30여개 그룹을 전략고객군으로 지정, 전담영업을 강화한다.
한국HP는 이 가운데 삼성·SK·신한금융그룹 등 3개 그룹을 상위 고객군인 ‘코퍼레이트 어카운트(Corporate Account)’로 분류했다. 전 세계적으로 300여개 고객사가 포함된 코퍼레이트 어카운트는 HP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전담팀이 구성돼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PC·프린터 부문에서도 가격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성장을 드라이브한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직영 서비스센터도 늘릴 계획이다.
PC 부문은 물류 과정을 효율화해 소비자 가격을 낮추고 최근 ‘히어로스’ 야구단 광고 노출로 성과를 거둔 스포츠마케팅도 활성화한다. 온정호 퍼스널시스템그룹 전무는 “국내 시장 3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2위 LG전자와의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프린터 부문은 정품 소모품 사용 확대를 통해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방침이다. 조태원 이미징프린팅그룹 부사장은 “저가·고품질 소모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디지털 포토 및 웹·모바일 프린팅 등 신규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스티븐 길 사장
스티븐 길 한국HP 사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고객 영업을 강화하고, 제품군을 확대·연계하는 ‘통합 인프라(Converged Infrastructure)’ 전략으로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수합병(M&A)을 포함한 한국 내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답변을 보류했다. 이하 일문일답.
-세계 및 한국 시장 전망은.
▲HP는 2010년 전세계 매출 성장률을 5∼6%로 예상한다. 한국에서도 성장 기회를 잡아 모든 사업분야에서 매출·수익·시장점유율 성장을 이루겠다. 본사 CEO와의 협의를 거쳐 한국 지사장으로 왔다. 많은 기회가 있고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지난 1년 사이 한국HP 구조조정이 계속됐다. 조직 안정화 계획은.
▲이미 취해야 할 조치는 완료했다. 경기침체가 심화하거나 특정사업부 실적이 심하게 나빠지지 않는 한 더이상의 조직 개편은 없을 것이다.
-국내 기업 M&A나 인프라 투자 계획은.
▲앞으로 일어날 M&A에 대해서는 미리 언급할 수 없다. 투자 계획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밝힐만한 내용이 없다.
이호준·이수운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