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과 2008년 세계 최대 ‘스팸 갱’으로 악명을 떨친 호주의 랜스 아킨슨이 벌금 1520만달러(약 176억원)를 떠안았다. 공범인 미국의 조디 스미스와 그와 연루(제휴)된 3개 회사도 벌금 380만달러(약 44억원)를 물게 됐다.
1일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북서 일리노이 지방법원이 사전 허락없이 남성 정력제, 체중감량보조제 등을 판촉하는 e메일을 수 십억통이나 유포한 책임을 물어 아킨슨과 스미스에게 사상 초유의 벌금을 부과했다.
스팸금지단체 스팸하우스(Spamhaus)가 아킨슨과 스미스의 e메일 마케팅 네트워크를 ‘제1 악성 스팸 갱’으로 규정한 만큼이나 벌금 규모가 컸다.
아킨슨은 이미 뉴질랜드 규제당국에 8만달러를 벌금으로 냈고, 스미스는 거의 전 자산을 FTC에 내야할 처지다. 북서 일리노이 지방법원은 지난 2008년 10월 300만여명의 고소에 따라 아킨슨과 스미스의 자산을 동결하고, 네트워크 운영 중지를 명령했다. 이어 지난달 초 벌금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아킨슨·스미스, 그들과 연계된 4개 회사에 각각 1530만달러, 380만달러를 벌금으로 부과한 것이다.
아킨슨과 스미스는 ‘애프킹(Affking)’이라고 불리는 회원 가입 프로그램을 이용해 e메일 수 십억통을 소비자에게 직접 보냈다. 이들이 소비자를 유혹한 약과 건강 보조제들은 미 연방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얻지 못한 제품들이었다.
특히 FTC는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신용카드정보를 비롯한 여러 개인정보를 침해했을 소지가 있다며 아킨슨과 스미스를 더욱 압박했다.
스미스는 거의 전 재산을 벌금으로 내야 할 형편인 데다 이달 중에 동부 미주리 지방법원에도 설 예정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