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불황을 뚫은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 기관차로 다시 나섰다.
11월 반도체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80.7%나 증가한 35억1000만달러로 석 달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증가율 1위에다 전체 산업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3%에 달했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1월 주요 산업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18.8% 증가한 342억7000만달러, 수입은 4.7% 늘어난 302억2000만달러로 40억5000만달러의 무역 흑자를 올렸다. 올해 흑자 누적액은 총 378억달러로 지난 1998년 사상최고치 352억달러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반도체는 메모리 부문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단가 상승과 수출 증가가 가파르게 이어졌다. 1G D램의 가격은 지난해 11월 1.14달러에서 2.62달러로 129.8% 상승했고 16G 낸드 제품은 지난해 1.92달러에서 5.09달러로 165.1%나 올랐다. 생산량도 9월 이후 가격이 급등하자 대만 등 경쟁업체들의 생산량 확대에 맞서 9월 생산량은 D램이 9억4000만개, 낸드가 3억7000만개로 각각 10.1%와 8.8% 늘었다.
디스플레이도 중국 시장 수출이 103.2%나 폭증하면서 세계 시장을 선도했다. 다만 LCD 패널 가격은 대만 업체의 가동률 증가와 일본 업체의 10세대 신규라인 가동으로 9월을 기점으로 하락해 32인치 TFT LCD가 204달러로 지난 10월 210달러 대비 소폭 하락했다.
가전도 세계 경기 회복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로 반전했다. 냉장고(69.4%)와 세탁기(48.4%), 영상기기(28.9%), 음향기기(32.2%) 등의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가전은 작년 대비 43.7%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개인용 PC도 넷북 등 저가형 노트북 시장의 성장과 윈도7 출시에 힘입어 28.5%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휴대폰도 3.6%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침체로 휴대폰 시장 규모가 위축된 가운데 삼성·LG 등 국내 업체의 시장 지위는 강화돼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31.6%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다. 지역별로는 중국(52.2%), 아세안 등 신흥개도국으로 수출이 큰 폭 증가했다. 미국 등 선진국도 증가세로 반전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입도 IT 수출 호조와 소비 심리 회복 등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원자재의 수입은 전년 대비 18.1% 감소에서 15.9%로 감소폭이 줄었다.
한편, 정부는 이달 수출입이 모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증가세를 지속해 두 자릿수의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무역흑자는 사상최대치인 4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