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 하버드대학 교내 신문 ’하버드 크림슨’의 편집장에 처음으로 한인 여학생이 선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하버드대학에서 역사.문학을 전공하는 3학년생 이인혜(20.미국명 에스더)씨.
이 씨는 지난주 신문사 선배들의 투표로 하버드 크림슨의 편집장(Managing editor)에 선출됐고 내년 1월부터 1년간 편집장 직을 맡게 된다.
주 5회 발행되는 ’하버드 크림슨’은 1873년 창설, 현재 발행되는 대학 일간신문 중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을 만큼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대학 신문이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이 신문 편집인(President) 출신이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도 이 신문을 거쳤다.
이 씨는 신입생 때부터 이 신문 기자로 활동했고 최근까지 200건이 넘는 기사를 작성했다.
이 씨는 미 뉴저지주 리지우드고교 출신으로 고교시절에도 교내신문의 기자와 편집장을 맡는 등 글쓰기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 씨는 “언론에 나설만큼 대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는 등 자신이 언론에 소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그러나 장래 희망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글 쓰는 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로 3남매중 막내다. 언니는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고 오빠는 조지타운대에서 외교정책을 전공하고 있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 씨는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공룡과 새의 이름을 줄줄 외울 만큼 좋아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가족들과 수시로 토론을 즐겼다고 한다.
가족들이 식사시간 등에 모이기만 하면 신(神)과 진화론에서부터 정치, 경제, 영화,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온갖 다양한 주제를 놓고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고 반박하는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는 것.
이런 과정에서 자녀들이 스스로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자신의 의견도 정리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이 씨의 아버지 이상칠 씨는 “한 번도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좋은 인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