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과학자들이 기존의 배터리보다 몇 배 빨리 전기를 방전해 전달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전극(A lithium-ion battery electrode)을 개발했다는 내용이 네이처지에 실렸다. 이 새로운 전극의 배터리는 단 10초 만에 방전(discharged)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 기존의 고속 리튬이온 배터리는 방전되는 데 1분 이상이 걸리고, 랩톱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방전되는 데 몇 시간이 걸린다. 이 새로운 고속 방전율은 1리터의 리튬이온으로 무려 2만5000와트를 방전해 전달하는 것인데, 이는 무려 20개의 진공청소기를 가동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전기라고 한다.
이와 같은 엄청난 양의 전기는 초고속으로 방전하는 초대형축전지(ultracapacitors)를 능가하는 것이다. 같은 크기의 초대형축전지는 이와 같이 많은 양의 전기를 저장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한 새로운 물질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같은 크기의 초대형축전지보다 무려 10배 이상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
신속한 방전 물질은 또한 신속하게 충전이 가능해 아직 비용은 많이 들지만 수초 만에 충전되는 휴대폰에 사용할 수 있다. 또 이 기술은 휴대폰뿐만 아니라 랩톱 컴퓨터, 디지털 컴퓨터 등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든 상품에 적용할 경우 상당한 응용 분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구진은 향후 이 기술을 전기자동차에 연결하게 되면 밤새 충전하거나 길가다 몇 시간씩 충전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아마 이런 기술은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재생가능한 에너지 개발 차원의 개념에 꼭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상당한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전기 자동차는 배터리 문제로 인해 꼭 8시간 이상씩 충전해야 하며 두세 시간 이용한 뒤 다시 그 같은 과정을 밟아야 하기 때문에 대중화되는 것이 어려웠다. 이들이 개발한 배터리를 차량에 응용하게 되면 충전시간은 5분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전기 차량의 충전소에서 간단하게 들러 충전할 수 있는 상태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기차량의 대중화가 획기적으로 이뤄질 계기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한다.
이런 연구 결과를 볼 때마다 놀라우면서도 부럽다는 생각에 잠긴다. 우리나라에서 우리 손으로 이런 기술을 만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얻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부심, 자긍심까지도 얻지 않겠는가. 비록 이번에는 다른 나라에서 얻은 성과를 소개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기술개발을 위해 밤잠을 잊고 땀을 흘리는 수많은 연구진이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미래칼럼을 통해 소개하는 일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경영연구소장 wycha@studybusin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