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기술로 복잡한 사회 변화 대응해야죠”

“융·복합 기술로 복잡한 사회 변화 대응해야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운용을 통해 이종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부 출연연 맏형 격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연구자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단어는 ‘소통’이다. KIST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취임한 한홍택 신임 원장은 전면적인 인사·조직 개편 과정에서 각 연구원들과의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KIST 미래 기술 연구의 핵으로 부상한 융·복합기술본부의 한석희 본부장(52)의 철학도 이와 다르지 않다.

 융·복합기술본부는 기존의 추격형 연구에서 벗어나 세계를 선도할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기존 미래융합기술연구소의 신경과학센터와 나노과학연구본부의 기능을 합쳐 확대 개편했다.

 기존 나노과학연구본부에서 스핀트로닉스연구단을 이끌었던 한 본부장은 “사회가 점점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하면서 다양한 학제 및 이종 기술 간 결합을 통한 융·복합 기술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융·복합기술본부는 BT·IT·NT 분야 등을 기반으로 한 융·복합 기술 연구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관련 신기술 분야를 창출해 이 분야의 세계적 선도 연구조직으로 발전한다는 다부진 목표를 세웠다.

 한 본부장은 “특히 KIST가 ‘파이어니어 사업’으로 추진하는 에너지·환경 등 녹색성장 기술과 눈앞에 닥친 노령화 사회에 대처할 수 있는 ‘바이오닉스’ 기술 연구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융·복합 기술 도출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미 대형 국책과제 발굴 작업도 구체화했다.

 한 본부장은 “융·복합기술본부가 구상 중인 대형 국책과제는 IT를 ET와 접목한 기술”이라며 “계산과학과 재료, 화공, 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진이 참여해 신재생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용량 전력저장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KIST에서 연구개발 경험과 독자적인 핵심 기반기술이 있는 재료, 2차전지, 연료전지, 수소저장 등의 분야를 융합해 스마트 그리드에 응용 가능한 대용량 전력저장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항상 남들보다 한발 앞선 미래 기술을 도출하는 것이 적지 않은 인내심을 요구하지만 한 본부장은 역시 ‘협력’에서 해답을 찾는다.

 “최근 젊고 능력 있는 후배 연구원들이 연구팀에 가담하면서 우수한 연구성과를 도출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연구원 동료들을 향한 고마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