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속성과 본질에 대한 합리적 접근’ 외-2009포스트게임보고서 1·2·3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 지음, 전자신문 펴냄.
‘게임만 없애면 아이들은 부모가 원하는 모범생이 될까?’
틈만 나면 PC방을 전전하며 게임에 빠져사는 아들이 걱정돼 유해 환경이 적은 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는 부모를 만난 적이 있다. 그 결과? 그 아들은 시차도 아랑곳없이 한국의 온라인게임 사이트에 접속해 아이템 거래를 하고 PC 하드디스크(HDD)에는 수십기가에 달하는 성인물을 받아놓았더라는 씁쓸한 한탄을 들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져 있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게임을 제대로 알고 활용하자’는 취지의 전문 연구가 이뤄졌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가 지난 1년 동안 진행한 ‘미래를 여는 즐거운 창-포스트 게임’ 프로젝트. 그 결과물이 3권의 보고서 △게임의 속성과 본질에 대한 합리적 접근 △게임 규제 정책의 발전적 해법 △컨버전스 시대와 게임의 미래(12월 출간 예정)에 고스란히 담겨져 나왔다.
5개국의 사용자와 전문가를 발로 뛰며 만나 게임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각 국의 게임 규제 정책을 점검해 우리나라에 적용할 발전적 규제 방안을 제시했다. 게임의 발전 방향과 향후 우리 사회와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조망했다.
연구 과정에서 취득한 생생한 알짜 조사 데이터들이 접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한국·미국·일본·중국·독일 등 5개국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게임에 대한 태도 및 만족도, 게임의 사행성에 대한 인식 정도, 게임 과몰입에 대한 국가별 문제의식 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도표와 그래프로 정리했다.
연구자들은 연구 결과, 게임은 이제 어느 세대나 즐길 수 있는 놀이 문화가 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때문에 몰입성이 강하고 사행성이나 폭력적인 요소도 있지만 이를 공적·사적 규제로 막을 수 있는 단계가 지났다는 것. 대신 민간과 정부, 사용자 등 각 주체들 스스로가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게이머에 대한 소양교육 등 발전적 활용 방안을 교육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하는 문화로서의 게임, 이것이 21세기 게임의 현주소다. 권당 5만5000원.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