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업체인 도요타가 국내에 공식 진출하면서 많은 이들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 본 것은 캠리와 현대 쏘나타에 대한 평가였다. 대한민국 대표 중형세단이자 국내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쏘나타가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캠리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또는 수입차인 캠리가 국산차인 쏘나타와 직접 경쟁해도 충분한 매력이 있는지 하는 것 등이었다.
논란과 관심이 조금 시들해질 즈음, 강력한 새 경쟁자가 나타났다. 닛산 코리아가 다음 달 초에 출시할 예정인 뉴 알티마의 가격을 약 300만원씩 내려 지난 2일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뉴 알티마는 도요타 캠리와 직접 경쟁하게 되는 닛산의 대표 주자다. 이번에 선보이는 뉴 알티마는 지난 2006년 등장한 알티마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비록 페이스리프트이긴 하나 모델 변경 시기가 가까운 도요타 캠리에 비하면 지금 당장은 뉴 모델에 더 가깝다.
뉴 알티마는 새로운 스타일의 제논 헤드램프와 볼륨감을 강조한 후드 등으로 대담한 앞모습을 연출하고, 통일된 앞범퍼 디자인과 업그레이드된 휠 디자인을 적용해 과감한 스타일로 변신했다. 또 DMB,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가 지원되는 스크린을 기본 장착하고 있으며, 아이팟 전용 컨트롤러와 USB 단자를 통해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도 호환이 가능하다. 이 밖에 푸시 버튼 스타트, 인텔리전트 키,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등 감성적인 편의 장치를 기본 사양으로 갖추고 있다.
가격은 뉴 알티마 2.5가 3390만원, 뉴 알티마 3.5가 3690만원이다. 이는 기존 알티마의 가격 3690만원과 3980만원에서 300만원가량 내린 가격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혼다가 지난 10월 1일부터 어코드 2.4의 가격을 기존 대비 8.2%, 320만원 내린 3590만원으로 책정했는데, 10월 20일 등장한 캠리 2.5는 그 가격에서 100만원이 더 싼 3490만원으로 매겼다. 그리고 이번에 닛산 알티마가 거기서 다시 100만원 더 싼 3390만원을 선택했다. 어코드, 캠리, 알티마가 차례로 100만원씩 차이가 나는 셈이다.
캠리는 내비게이션과 DVD 플레이어, 후방카메라, 블루투스 등의 편의 장비가 기본으로 제공되지만, 스마트 엔트리 및 버튼 시동키는 윗급 캠리 하이브리드에만 기본 적용되고, 아이팟 전용 컨트롤러와 USB 단자는 없이 AUX만 갖췄다. 반면에 도요타가 자랑하는 첨단 자세제어 장치인 VDIM이 제공된다.
어코드 2.4는 편의 장비 면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AV 시스템과 스마트키 시스템이 모두 적용되지 않는다.
크기와 성능을 간략하게 비교해 보면 혼다 어코드 2.4는 4945×1845×1475㎜에 휠베이스 2800㎜다. 엔진은 2.4리터 i-VTEC으로 최고출력 180마력을 발휘한다. 연비는 10.9㎞/L다.
도요타 캠리는 4815×1820×1465㎜에 휠베이스 2775㎜다. 엔진은 2.5리터 VVT-i로 최고출력 175마력, 연비는 12.0㎞/L다.
닛산 뉴 알티마는 아직 정확한 제원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범퍼 디자인의 변경으로 인한 길이의 변화 외에 큰 변화는 없을 듯하다. 기존 모델의 경우 4825×1800×1470㎜에 휠베이스 2775㎜다. 2.5리터 엔진은 최고출력 170마력에 연비 11.6㎞/L다.
알티마와 캠리는 차체 크기가 비슷하고 휠베이스가 같아 실내 크기도 비슷하다. 최고출력과 연비는 캠리가 조금 앞선다. 반면에 어코드는 두 모델에 비해 조금 더 큰 차체와 25㎜ 긴 휠베이스를 가져 실내도 더 넓다. 출력도 캠리보다 5마력, 알티마보다 10마력이 더 높지만 연비는 세 모델 중 가장 낮다.
모델의 인지도에서는 알티마가 캠리와 어코드에 뒤지지만 알티마는 닛산이 자랑하는 스포티한 주행감각이 매력이다. 특히 스포티한 주행과 부드러운 변속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첨단 CVT가 장착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차례대로 100만원씩 차이가 나는 일제 대표 세단 트로이카, 알티마, 캠리, 어코드의 본격적인 경쟁이 이제 시작됐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