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시작한 일인데 공모전 대상까지 받게 돼 얼떨떨합니다.”
‘2009 아이디스-전자신문 과학기술 & IT 논문 공모전’ 대상의 영예를 안은 부산대 지승현씨는 논문을 통해 3차원(3D) 가상현실 공간에서 참여자들이 좀더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인터넷에서 가장 흔한 소통 수단은 문자다. 하지만 3D로 표현된 인터넷 공간(세컨드라이프, IMVU 등)에서 문자는 충분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 대화의 순서나 방향 등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승현씨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사회연결망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이라는 도구를 적용해 흥미롭게 제시했다. 3차원 가상현실에서 사람들 간의 대화를 수치화하고, 이를 토대로 다시 사회연결망을 구성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지승현씨는 세부 전공으로 그래픽스를 연구하고 있다. 이번 논문은 개인적인 흥미에서 시작됐다.
“인터넷 공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채팅의 로그를 관리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전공인 그래픽스 이론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다보니 가상현실과 연결시키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가상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컴퓨터, 인터넷 세상의 가상현실이 실제 현실에도 적용돼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연결망 분석을 도입한 것도 그런 이유다.
“세컨드라이프는 가상으로 구현된 공간이지만 하나의 사회가 됐습니다. 실제로 하버드나 MIT 같은 대학의 강의가 이루어지고, BMW는 차를 팔기도 합니다. 이번 연구가 또다른 가상현실,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승현 군은 “전공인 컴퓨터공학은 물론 IT쪽에서도 메이저가 되는 연구 주제가 아닌데 큰 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 관련 분야에 취직해 이번 연구를 발전시키고 현실에 적용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처음에 그래픽스로 시작해서 가상현실·사회연결망을 접목시킨 것처럼, 다른 학생들도 연구 분야에 흥미를 느끼면서 점점 가지를 치는 방향으로 연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