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LCD 업계에서 인수합병 대상으로 등장한 청화픽처튜브(CPT)를 세계 4위 패널 업체인 AUO가 인수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현지에서는 빠르면 금주내 합병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면서 대만 LCD 업체간 몸집 불리기와 사업 구조 재편에 가속이 붙는 형국이다. <본지 11월 23일 13면 참조>
3일 현지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UO가 CPT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만간 합병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노룩스와 CMO가 합병한 ‘치메이이노룩스(CMI)’의 등장으로, AUO가 세계 3위 자리를 내준뒤 CPT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AUO와 CPT가 이미 LCD 모듈 제조 부문에서 협력을 진행해 왔고, 합병시 양산 능력에서 3위 자리를 되찾게 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AUO와 CPT를 합칠 경우 시장점유율(면적기준)은 18.4%로 CMI(16.9%)를 제치고 3위를 탈환하게 된다.
또 최근 CPT가 사장을 교체하는 등 합병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선 가운데, 구체적인 주식 교환 비율까지 거론됐다. AUO 주식 1주당 CPT 주식 8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합병에 나선다는 풍문이다. 지난달 말에는 린웨이샨(林蔚山) CPT 회장이 AUO와의 합병설에 대해 “좋은 소식이 있으면 발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합병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CPT 측에서 AUO와의 합병설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지속적으로 표출했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발언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AUO와 CPT의 합병이 공식화될 경우 한국(삼성전자·LG디스플레이)과 대만(AUO+CPT·CMI) 양국간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