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View Point - 이정헌 현대씨엔아이 대표(현대건설 CIO)

올 한해 해외 건설 수주액이 11월을 기점으로 연초 전망했던 400억달러를 넘어서며 지난해 달성했던 사상 최대치인 476억달러에 이어 2년 연속 400억달러 돌파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지난 1965년 현대건설이 국내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후 44년 만의 일이다.

 특히 국내 10대 건설사의 매출 대비 해외 사업 비중은 평균 30∼40%에 이르며 그 규모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2의 중동 특수’라 불릴 만큼 카타르, 리비아, 쿠웨이트 등 주요 자원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플랜트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이번 특수의 파급력은 과거 한국 건설업에 발전을 안겨줬던 중동을 넘어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중 전체 해외 수주 물량의 70%를 차지하는 플랜트 사업은 발전소·정유·가스·담수화 설비 등을 포함하는 대형 기간사업으로서 토목, 건축 시공과 달리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성공적인 플랜트 시공을 위해서는 안전·품질·공정·원가 등에 대한 세부 관리 능력과 함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정밀 시공 능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건설 IT의 역할이다.

 해외 건설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지원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원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현대건설도 올해 네 가지 전략과제를 선정해 해외 현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첫 번째 전략과제는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다. 해외 현장과 본사, 그리고 협력업체가 하나가 되어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 시·공간적 제약이 없는 원활한 소통 방안이 선결돼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올해 초 현대건설에서는 불과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국내외 200여 곳의 현장을 하나로 연결한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IP기반 통합커뮤니케이션(UC)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인이나 상대방 PC 화면에 펼쳐진 도면을 함께 검토하면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다자간 PC 콘퍼런스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UC의 개념을 확대 시행해 실무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생산성 향상과 기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많은 건설사들이 최근 UC 부분에 투자를 강화하는 것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가 생산성 향상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RFID/USN 기술력 강화다. 하루에도 수만 명의 인력이 오가는 해외 현장의 출입 관리에 RFID 기술을 적용해 보안·안전·근태 관리 등을 점검하고, 장비와 자재 이동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필요 요소를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도록 현장의 정보화 시스템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또 RFID와 3차원 캐드에 공정 개념을 적용한 4D 주자재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철골 부재 상태를 관리하고, 바코드를 부착한 주요 자재의 운용 현황을 GPS 시스템으로 추적하는 등 RFID/USN 기술을 적극 활용할 채비를 갖췄다.

 세 번째는 통합시공관리시스템 구축이다. 통합시공관리시스템이란 효율적인 현장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의 모든 데이터를 종합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공정 관리, 품질 관리 등 업무 프로세스를 표준화한 건설현장종합관리시스템 △배관·시공의 모든 프로세스를 통합한 해외플랜트공사관리시스템 △노무 관리, 급여 처리 등 지원 업무를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해외공사지원시스템 △각 플랜트 설비에 대한 준비작업을 체계적으로 수행·관리해주는 시운전관리시스템 등 시공 관리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임베디드 시스템의 현장 적용이다. 최근 임베디드SW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정보통신사업의 성장이 눈부시다. 임베디드SW는 건설과 여타 분야에서 다양한 상품에 적용돼 부가가치와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이미 주요 산업계에서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건설 국내 현장에 처음 적용했던 지능형 통합관제시스템은 전력 및 조명제어, 원격검침, CCTV, 무인경비시스템 등 개별적으로 분리 운영되던 모든 시스템을 임베디드SW를 사용해 하나의 서버로 통합 운영하는 것이다. 이 관제시스템은 관리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곧 해외 현장에 보급돼 현지에서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건설업이 한창 태동하던 1970∼1980년대의 해외 건설 현장은 한마디로 시공 위주의 노동집약적 사업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와 달리 요즘의 해외 건설 시장은 기술집약적 사업으로 변모해왔다. 특히 해외 플랜트 사업은 설계(Engineering)와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 등 일련의 과정이 따로 또 같이 진행되는 복합산업이기 때문에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IT 기술의 적용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건설 IT도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기술과 정보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현장에 발 빠르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해외에서의 기술 선진화는 국가 경쟁력 강화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건설 IT는 건설업의 성장과 함께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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