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소비 증가세가 작년 9월에 불거진 국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국내 카드 사용액은 29조6천1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31% 급증했다. 기업구매카드와 해외신용판매, 현금서비스, 카드론 실적을 제외한 순수 국내 카드 승인실적으로, 신용카드와 함께 체크카드, 선불카드 사용실적도 포함하고 있다.
지난달 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지난해 9월 21.05%를 기록한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대치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따른 민간소비 증가와 소비자 물가상승(11월 2.4%)에 따른 명목사용액 증가가 카드 승인실적 급증에 기여했다”며 “세제지원 및 신차효과에 따른 자동차 판매 증가 등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증가율 회복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11월 중 자동차 신용카드 판매금액은 1조2천946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9%나 급증했다.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11월 매출도 10% 안팎의 성장률을 달성해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작년 1~9월 평균 20.66%의 증가세를 보이던 카드 사용액은 국제 금융위기로 경기침체가 본격화한 10월에 15.23%, 11월 9.80%, 12월 9.09%로 증가율이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작년 동기 대비 5.59% 증가하는 데 그친 카드 사용액은 2분기 9.34%, 3분기 10.93%로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10월에는 추석연휴 등의 영향으로 9.44%로 증가율이 둔화했다가 11월에 완연한 회복세로 재차 돌아섰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카드 승인실적은 300조1천390억 원으로 이미 작년 수준(300조9천60억 원)에 근접하게 됐다.
하나카드 분사와 농협중앙회의 독자브랜드 카드 출시를 계기로 카드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카드 승인실적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카드와 농협은 이달 들어 캐시백 등 파격적인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새 상품을 출시했고, 이를 의식한 다른 카드사들도 할인혜택을 높이거나 포인트 적립률을 상향 조정한 상품을 내놓았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 기존 사업자도 이에 동참해 경쟁이 치열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당분간 카드 사용액 증가세가 경기회복 속도보다 빠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