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스마트폰 전략 승부수 띄우나

노키아가 내년에 20개 가량인 스마트폰 모델 수를 절반으로 과감하게 줄인다. 다품종 대량생산 전략에서 벗어나 간결한 제품 목록(포트폴리오)으로 애플이나 림(RIM)과 같은 새로운 경쟁자를 떨쳐내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주력 휴대폰 운용체계 ‘심비안’과 함께 리눅스 OS(마에모)를 내장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인 등 적극적인 시장 공세 의지를 내보였다.

6일 로이터에 따르면 노키아는 내년에 20여 스마트폰 모델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지난 3분기 노키아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5%로 여전히 1위이나 입지가 줄었다.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2분기 점유율(41%)보다 6%포인트나 빠진 것.

조 하로우 노키아 스마트폰부문장은 “고가폰 경쟁이 극심하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는 것에도 주목한다”며 “우리는 현 위치(세계 1위)를 지키기 위한 방어 수단뿐만 아니라 공격 도구까지 가졌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노키아의 스마트폰 모델 수가 줄어들면 휴대폰용 리눅스 OS ‘마에모’의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애플 ‘아이폰’ 등과 경쟁할 인터넷 관련 기능을 향상하는 데 쓸 것으로 풀이됐다.

노키아는 주력 OS인 ‘심비안’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스마트폰 가격을 전략적으로 내릴 계획이다. 이동통신 기능을 뺀 제품에 제한적으로 운영해온 ‘마에모’의 경우에도 아이폰에 버금갈 기능을 구현하는 OS로 갱신할 방침이다.

MKM파트너스의 시장분석가 파블로 페레즈 페르난데즈는 “노키아 휴대폰 목록에는 모양과 느낌이 같은 모델이 너무 많아 소비자에게 현기증을 유발한다”며 “늘 단순한 게 최고”라고 풀어냈다.

번스타인의 시장분석가 피에르 페라구는 “노키아의 스마트폰 모델 줄이기에 많은 의미 담겼지만, 적절한 균형점(모델 수)를 찾는 데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도 올해 안에 제품 포트폴리오를 혁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