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설전류 원천차단 나노집적소자 개발

초저가에다 초저전력, 초저탄소의 ’3저(低) 중앙처리장치(CPU)’를 실현할 나노집적소자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6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KAIST 전기전자공학과 윤준보 교수팀과 나노종합팹센터(소장 이희철)는 공동연구를 통해 트랜지스터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누설전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신개념의 전자소자인 기계식 나노집적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계식 나노집적 소자란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만든 나노 크기의 기계장치로 전기신호에 의해 제어되는 소자를 말한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작은 이격거리를 갖는 20나노미터(㎚ㆍ1㎚는 10억분의 1m) 갭의 이번 소자는 질화티타늄(TiN)으로 만든 3차원 나노구조물의 기계적인 움직임을 통해 이격 정도의 차이로 전기신호를 제어한다. 따라서 대기 상태에서 누설전류를 원천 차단하는 원리를 갖기 때문에 CPU에 적용하면 1와트(W) 미만의 대기전력을 갖는 CPU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한 에너지 절감효과는 2010년 1천210억원, 2020년 7천480억원에 이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각각 53만t, 329만t 줄어들게 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반도체로 만들어진 기존 CPU는 반도체 특성을 활용해 전기신호의 차폐를 제어함으로써 PC 내에서 평균 3.2W의 대기전력을 소모해왔다. 또한 이번 소자는 저온 공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반도체 회로 상부에 3차원으로 적층형 집적이 가능하다. 아울러 기존의 반도체를 만들던 단결정 실리콘보다 훨씬 저렴한 유리 기판이나 휘어지는 플라스틱 기판에도 전자 스위치 소자를 형성할 수 있다는 데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나노종합팹센터의 첨단 반도체 설비와 공정을 활용해 이번 소자의 핵심인 초미세 나노패턴 형성과 희생박막 형성 기술을 연구, 실증했기 때문에 상용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 의의가 크다.

이와 함께 기계식 나노집적소자의 시장 점유율을 전체 반도체 시장의 0.1%로만 잡더라도 관련 시장 규모가 오는 2015년 3천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우주항공 장비와 통신용 소자 및 바이오소자 응용 등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는 경우 경제적 부가가치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철 소장은 “나노전자 기계소자를 이용한 집적회로 기술은 작년에서야 세계반도체협회(ITRS) 로드맵에 등재될 정도로 차세대 기술”이라며 “세계 유수기관의 연구 수준을 뛰어넘는 이번 기술 개발은 포스트-반도체 기술력을 선점할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이번 연구결과는 오는 7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개막하는 국제전자소자회의(IEDM)에서 발표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