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5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은 인류 최대의 과제인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대타협을 모색한다 하지만 선진국과 개도국의 현격한 견해차, 자국의 득실만 따지는 국가 이기주의로 인해 회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개막을 앞두고 각국 정상들이 속속 참석을 발표하면서 적어도 내년 최종 타결을 위한 큰 틀의 정치적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초 일정을 바꿔 마지막 날 참석하기로 한 것이나,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가 참석을 확정한 것은 고무적이다.
이번 회의는 2012년 만료하는 교토 의정서 이후 각국의 구체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치를 도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최국인 덴마크는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내로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2020년을 온실가스 배출의 정점으로 만들고, 205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50%(1990년 대비) 감축하는 방안을 참가국들에 제시했다.
이에 대해 중국·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은 선진국들의 역사적 책임을 거론하며 거부했다.
또한 가난한 나라들의 기후변화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돈을 누가, 얼마나 내야 하는 문제도 아직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이번 회의에서 포괄적인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낸 뒤 내년 6월 독일 본이나 12월 멕시코시티 회의에서 협약을 체결하는 수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세계 1,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 지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새 기후변화 협약의 체결을 사실상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지난달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단위 기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감축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국도 이번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달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0%를 감축키로 한 목표를 발표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