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는 정부와 출연연, 기업 등을 연결시켜 국내·외 시장에서의 기술사업화가 활발히 진행되도록 지원하는 ‘브리지(다리)’역할을 해야 합니다.”
8일로 취임 1년을 맞는 강계두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이사장은 “지금 대덕특구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휴먼 네트워크 기반의 한국형 혁신클러스터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창적인 기술사업화 모델”이라고 강조하며 이 모델을 실현하는 특구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중국의 중관촌은 기업 중심으로 되어 있고, 실리콘밸리는 민간주도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대덕도 향후에는 기업과 민간이 주도하는 모델로 점차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그 밑바탕을 지금 다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강 이사장은 지난 1년간 대덕특구에 부딪히며 느낀 점을 ‘빛과 그림자’로 간결하게 설명했다. 35년 전후의 연구역량과 28개 출연연구기관의 연구인력과 장비, 시설이 집적화돼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자산이고 무엇이든 할 수있는 ‘희망의 빛’이지만, 이렇다할 대기업 하나 없는 취약한 산업기반은 어두운 ‘그림자’에 해당한다는 것.
강 이사장은 이를 풀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소통’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덕특구의 ‘브리지’ 역할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 매주 둘째주 화요일 대덕 출연연 기관장들이 모이는 ‘이화회’와 기업연구소협의회, 중국 및 일본 연구회, 수요일날 모인다고 해서 만들어진 ‘수연회’ 등이 그래서 출범했다. 서로 생각을 공유하며 문제를 찾고 풀어나가자는 취지에서다.
강 이사장은 대덕특구의 장기 비전에 대해서도 보따리를 풀어놨다.
“대덕특구본부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궁극적으로는 자립화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 소득이 1인당 3만달러에 진입하면 자율적인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 기술 사업화를 통해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이나 사이언스파크모델 수출 등을 통해 단계별로 자체 수익구조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강 이사장은 대덕특구본부의 자립화 도입 시기를 대략 2015∼2020년께로 내다봤다.
“내년 5월 대덕서 열리는 국제사이언스파크협회(IASP)의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일이야말로 대덕특구본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현안입니다.”
이를 글로벌 비즈니스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강 이사장의 복안이다.
설립한 지 4년된 대덕특구는 지금 세계 톱 5의 혁신클러스터로 도약하느냐 정체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강 이사장이 남은 임기동안 이 매듭을 어떻게 풀어갈지 자못 궁금하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