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ED "내년 니치아 추월"

삼성LED가 내년 발광다이오드(LED) 종주국 일본의 대표기업인 니치아화학공업을 외형면에서 추월하게 될 전망이다.

 반도체·LCD에 이어 LED마저 원천기술을 가진 일본을 앞질러 우리나라를 소자산업 왕국으로 등극시키겠다는 의지다. 전방산업이 대규모 수요를 창출할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과감한 양산 투자 전략을 구사한 삼성의 힘을 또 한 번 확인시킬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ED(대표 김재욱)는 최근 내년 매출 계획을 당초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려 잡았다. 이 회사 올해 연간 매출은 6000억∼6500억원으로 추산된다. 1년 만에 4배 가까운 급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전공정 핵심장비인 유기금속화학증착기(MOCVD)에 대규모 투자도 단행한다. 지금까지 이 회사에 설치한 MOCVD는 총 70대 안팎이다. 내년 시황에 따라 100∼150대를 신규 입고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특히 현재 주력 기종인 2·4인치 웨이퍼용 장비 외에 세계 최초로 6인치 모델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6인치 MOCVD는 한 번 가동에 웨이퍼 6장을 생산할 수 있다. 웨이퍼 장수는 적지만 직경이 크고 칩 소실률도 낮아 2인치에 비해 생산성이 40%가량 오른다. 칩 소실률이란 웨이퍼를 직육면체로 자르다 보면 가장자리서 일정하지 못한 모양으로 잘려 버려지는 부분의 비율이다.

 이 회사가 이처럼 공격적인 사업확장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것은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LED 백라이트유닛(BLU)을 탑재한 LCD TV 생산량 목표치를 대폭 늘려 잡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700만대 규모의 LED TV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삼성LED는 LED 산업 터줏대감을 자처한 일본의 니치아화학공업의 매출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기대됐다. 한때 서울반도체와 치열한 특허경쟁을 벌였던 니치아의 연간 매출 규모는 2조원 안팎이다. 이 중 냉음극형광램프(CCFL)·LED용 형광체 및 레이저다이오드(LD) 매출을 제외한 순수 LED 매출은 약 1조 2500억원으로 추산됐다. 삼성LED가 목표대로 내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면 니치아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셈이다. 특히 차세대 양산경쟁을 주도할 6인치 웨이퍼용 MOCVD에 대한 상용화 연구개발(R&D)은 삼성LED가 니치아에 훨씬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라는 든든한 수요처를 등에 업은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LED가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신제품을 내놓은 것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극히 까다롭다는 MOCVD 양산 수율을 조기에 안정화시킨 것도 주목할만 한 성과”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