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8일 오픈한 ‘지식장터(www.knaru.kr)’는 앞으로 우리나라 지식 활용 문화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그동안 축적한 방대한 국가 데이터베이스(DB)를 전 국민이 활용하면서 새로운 지식이 확대 재생산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학문·비즈니스·일상생활 등 사회 전반에서 신지식 활용을 통한 무한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전망이다.
지식장터 오픈으로 정부의 지식DB 사업도 단순한 정부 주도의 ‘인프라 구축’에서 민·관 협력을 통한 ‘지식의 축적과 활용’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게 됐다. 인프라 강국에 이젠 활용 시스템까지 갖추면서 진정한 지식정보사회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지식정보화 2.0시대 신호탄=미국 최대의 통신미디어 단체 미국통신노동자연합(CWA)이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다운로드 평균 속도는 초당 20.4Mbps로 조사 국가 중 1위에 올랐다. OECD 통계에서도 가정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접근율이 94.1%로 1위를 기록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 분야에 대한 통계가 작성 된 2001년 이후 우리나라는 줄곧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최고의 IT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활용 순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3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글로벌 정보기술 보고서’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이 경제 발전과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네트워크 준비지수(NRI) 순위에서 우리나라를 11위에 기록했다. 또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가 조사한 ICT 접속성 평가에서도 조사대상 25개 선진국 중 18위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지식정보사회의 수준이 초고속 통신망에서 유통되는 지식과 정보의 양과 질에서 결정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 지식의 활용률이 진정한 IT강국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지식장터는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이른바 ‘지식정보화 2.0’시대를 여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 1998년부터 정보화근로사업,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 행정정보DB구축사업 등에 총 1조3787억원을 투입해 국가차원의 지식DB를 구축했다. 공공부문에서 생산·관리한 이들 DB는 경제적 가치와 희소성, 신뢰성이 높으며, 저작권이 확보된 양질의 원천자원들이다.
지식장터 오픈은 이처럼 소중한 지식자원을 민간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2차 창작물 전성시대 예고=지식장터를 통해 유통되는 국가DB는 국립중앙과학관 등 총 15개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약 1억건의 방대한 국가DB 가운데 수요자의 요구를 고려한 6420여개이다. 특히 이미지, 동영상 등 수요가 많고 품질이 우수한 멀티미디어 자료위주로 구성했다.
온라인으로 단순 검색·열람하는 수준으로만 이용되던 지식정보의 원문을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학술활동은 물론 블로그, 카페 등 개인생활과 창작활동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산업계에도 국가DB를 활용해 신규 상품 개발이나 서비스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콘텐츠업계는 지식자원 원문을 토대로 소설·게임·영화·아이디어 상품 등 다양한 2차 창작물 개발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앞으로 원문서비스 자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지식자원 활용의 최대 걸림돌인 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제도의 정비도 병행할 계획이다. 특히 무료 서비스와 함께 유료 서비스도 병행해 저작권료 문제를 해결하고, 수익금은 지식자원 메타데이터 정비, 검색속도 개선 등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국가DB 관리 전문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공공분야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량의 국가자원이 그동안 유통인프라와 전담인력이 부족해 민간분야로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번 지식장터 오픈을 계기로 국가DB 유통을 위한 자원 수집 및 상품개발, 저작권관리, 이용신청 및 계약 등의 업무를 통합 추진하게 돼 업무 중복 해소와 시너지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사회 전분야에서 지식정보자원의 개발·구축 중심에서 효율적 공유와 활용을 통한 선순환 가치사슬 사업구조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이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