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중소형 LCD 백라이트유닛(BLU) 시장 5위권 업체인 일본 ‘니폰라이츠’가 최근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결국 도산했다. 올들어 일본 부품 기업들이 자국내 세트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엔고 현상까지 겹치면서 겪었던 어려움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보인다. 기술력과 양산 경쟁력을 갖춘 한국 부품 업체들이 반사적인 수혜를 얻는 일도 확산되고 있다.
7일 일본 현지 언론 및 업계에 따르면 세계 5위권의 중소형 LCD BLU 업체인 일본 니폰라이츠는 최근 도산을 선언하면서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산 금액은 각각 니폰라이츠가 112억8700만엔, 자회사인 라이츠라인이 23억8900만엔으로 총 136억7600만엔에 달했다. 현재 니폰라이츠는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했지만 도산 금액이 커 정상화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회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 소식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니폰라이츠의 자산은 모두 은행과 거래 업체를 통해 지불 정지됐다”며 “자재를 공급받을 수 없어 정상 생산은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니폰라이츠는 세계 중소형 LCD 시장의 선두주자인 일본 샤프와 TMD 등이 주 고객사다. 따라서 이번 도산의 여파는 샤프·TMD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 부품 업체로 구매선을 다변화하는 움직임이 단적인 예다. 샤프는 니폰라이츠의 경영난을 감지하고, 이미 지난 상반기부터 국내 중소형 LCD BLU 업체인 KJ프리텍(대표 홍준기)을 신규 공급사로 선정했다. KJ프리텍은 LG전자 휴대폰의 주요 협력사로, 지난해 일본 엡슨에 이어 올들어 샤프에도 신규 공급하기 시작했다. KJ프리텍은 하반기부터 일본 수출 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덕분에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371억원의 매출액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예상 매출액도 역대 최고인 12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홍준기 사장은 “그동안 주요 매출원이었던 LG전자 공급 물량은 올 연말이면 전체 매출의 30%대로 줄어드는 대신, 엡슨·샤프 등이 과반의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일본 부품 기업들의 위기가 퇴출로 이어질 경우 삼성·LG에서 검증된 한국의 후방 부품 협력사들에게는 기회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