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로 한국과 인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정식 발효로 인도 소프트웨어(SW) 고급인력이 자유롭게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가 국내 SW개발자들의 경쟁력 향상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인도 CEPA가 국내 SW업체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고 SW강국 인도의 앞선 개발 방법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한·인도 CEPA가 정식 발효되면 지금까지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된 컴퓨터 전문가와 엔지니어 등 서비스 전문직 인력 이동이 상호 개방된다. 또 인도 개발자들의 취업비자 발급 조건이 완화돼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인도 SW인력이 대거 유입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SW인력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기업에 근무하는 SW개발자 김씨(31·남)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외국인 정보기술(IT) 인력 중 이미 SW엔지니어링 등 고급인력으로 인도 출신을 상당 수 영입한 상태”라며 “이번 CEPA로 중소 SW기업에서도 인도 인력을 채용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여 국내 SW개발자들의 설자리가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에서 SW기술자 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추진 중인 ‘SW 기술자 신고제’는 국내 SW인력에만 해당하는 문제라, 이를 인도 인력에 어떻게 적용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A기업에서 SW프로그래밍을 맡고 있는 정씨(29·남)는 “대다수의 SW개발자들이 경력 축소를 감수하고도 공공사업을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경력을 신고했다”면서 “반면 SW기술자 신고제는 인도 인력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라, 경력 인정에 불이익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이번 기회를 국내 SW 인력들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은 프라운호퍼 쿠퍼스 사장은 “세계 시장에서는 경쟁력 없는 우리나라 SW개발 인력을 시급하게 고부가가치 인력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요구사항 분석, 아키텍처 설계, 디자인 및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전문가로 거듭나지 않으면 우리나라 SW 개발 인력의 실업대란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업계의 우려를 알고 있어 국내 SW개발자들의 인도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인력 부족을 해소하는 것은 인도의 선진적인 SW 개발 기술을 흡수해 해외 진출도 유도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