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창의 미래연구 좌담회` 지상중계

`과학창의 미래연구 좌담회` 지상중계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 커뮤니케이션과 과학 대중화의 올바른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3일 정윤 이사장과 3명의 해외 석학이 참석한 가운데 ‘과학창의 미래연구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과학은 더 이상 과학자들만의 고유 영역이 아니며 과학의 대중화가 반드시 긍정적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과학이 기후변화 등 현안에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과학이 학문의 영역에서 벗어나 사람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정윤 이사장=기후변화·에너지·식량 등의 현안 문제는 과학기술 발전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보다 많은 사람이 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문화와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을 통해 과학이 학문의 영역에서 벗어나 대중화가 필요하다.

 ◇세미르 교수=과학문화의 발전을 위해선 정보통신기술(ICT)이 중요하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개인의 능력 개발과 평행으로 이뤄지게 하기 위해선 발전된 ICT로 끊임없는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

 ◇피터스 교수=정 이사장의 말대로 과학은 분명 인류가 당면한 현안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지만 지금으로선 사회와 괴리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위해선 세미르 교수의 말처럼 소통이 중요하다. 얼마 전 과학자들의 언론이나 강연 활동 참여도를 조사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일반인들은 어려운 과학 논문을 읽으면 이해하기도 어렵고 이해하길 원하지도 않는다.

 ◇파메로 교수=소통방식에 있어 ‘여러분은 잘 모르니까 알려드리겠다’는 방식으론 더 이상 안된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대중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그래서 과학이 정치에서부터 개인의 의사결정까지 모든 대중 사회에 ‘스며들도록(embedded)’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그리는 과학문화의 모양일 것이다.

 ◇정 이사장=일반적으로 과학기술에 예측은 많이 이뤄져왔지만 과학문화의 미래 연구는 없었다.

 ◇세미르 교수=과학문화는 새로운 이슈다. 물론 과학은 항상 문화와 사회 속에 있어왔지만 대중의 관점에선 과학과 문화의 연계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과학은 항상 ‘불확실성’을 전제로 하는데 대중이나 언론이 원하는 건 명확한 팩트와 헤드라인이라는 점이다.

 ◇정 이사장=그래도 과학문화의 발전은 필연적인 흐름이다. 지난 200년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제는 브레인웨어의 시대로 변하고 있지 않은가. 과학이 인간 속으로 점점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단편적으로 인식되는 문제가 있다. 과학 선진국들의 범인류적 선도로 다 같이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파메로 교수=과학문화의 예측은 분명히 어려운 점도 있다고 본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신문이나 책 대신 웹상에서 모든 정보를 찾을 것이라고 예측하긴 어려웠지 않나. 앞으로도 계속 큰 변화들이 일어날 것이다.

 ◇피터스 교수=과학문화의 미래는 곧 과학을 사회에서 어떤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 과학자들이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과학이 공공선(public good)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알려야 한다.

 ◇정 이사장=과학문화의 발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창의적 과학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 개인의 능력과 적성이 차이가 있겠지만 좋은 교육환경에서 많은 정보를 접해야 창의적 인재가 양산된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 융합 교육이 중요한데 수학·과학과 함께 예술과 인문학 교육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 앞으로 이런 교육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될 것이라고 본다. 과학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파메로 교수=사람들이 가진 과학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들의 이미지 속에 과학자나 기술자는 예술가보단 어렵고 덜 창의적이라는 인식이 있다. 다나센터의 경우 ’먹고 마시며 이야기하는 과학(Eat, Drink, Talk Science)’을 컨셉트로 과학을 즐길 수 있다는 개념을 심어주려 한다.

 ◇피터스 교수=과학이 어렵다거나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과학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다면서 이런 인식을 고쳐나가야 한다. 또 개인이 창의성을 가지고 있어도 기업이나 학교 등 사회 시스템이 이를 사장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 모순이 극복돼야 한다.

 ◇세미르 교수=과학기술 발전과 과학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는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다. 스페인은 GDP 대비 과학기술 분야 투자율이 유럽 평균의 절반인 1.2%에 머물고 있다. 그 결과는 이번 금융위기에 유럽 평균의 두 배에 이르는 실업률로 나타났다. 과학 인재를 키우기 위해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 역량을 높여야 한다.

 정리=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