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국내 반도체장비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정부와 함께 나섰다.
오는 2012년부터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우리 중소 장비제조기업 유진테크, 디엠에스, 케이씨텍이 만든 반도체장비를 사용한다. 유진테크는 LPCVD 장비를, 디엠에스는 25㎚ 산화물트렌치에처를, 케이이씨텍은 30㎚급 Cu CMP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납품할 예정이다.
양사는 지식경제부와 함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반도체장비 구매를 확약해 주는 조건으로 오는 2011년말까지 중소 반도체장비 업체와 공동 개발해 이르면 2012년부터 실제 공정에 투입하는 ‘반도체장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지식경제부는 3년간 정부 예산 36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선언으로만 그친 국산 반도체장비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아예 수요기업의 구매를 사업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구매 확약은 개발된 반도체장비가 성능과 조건을 수요기업의 요구조건에 충족할 때 이행되는 것으로, 법적인 강제성은 없다.
유진테크, 디엠에스, 케이시텍 3사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장비를 공급하는 외에도 에스엔유프리시젼, 국제엘렉트릭코리아 2개 업체는 삼성전자에, 에이피티씨, 주성엔지니어링은 하이닉스에 각각 단독으로 장비를 공급키로 했다. 구매를 조건으로 공동개발 지원금이 주어지는 프로젝트와 기업은 이들 총 7개다.
이와 함께 민관은 차세대 메모리 소자(PRAM·ReRAM)와 450㎜ 웨이퍼 공정 장비 관련 기술 등을 ‘산학 협업형 반도체 원천기술 개발 5대 과제’로 같은 기간 동안 지원키로 했다.
박태성 지경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은 “이들 중소 장비기업들은 사업기간 동안 정부 지원을 받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와 함께 외국 장비업체들이 아직 양산하지 않는 차세대 장비와 30nm 이하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 반도체 장비를 개발하게 된다”며 “향후 국산장비의 교차 구매를 활성화하고 장비 기업의 대형화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