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 ’황무지’나 다름없던 모바일 쇼핑 시장에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최근 아이폰 출시 전후로 벌어지는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 움직임이 모바일 쇼핑 분야에 여파를 미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지난달 26일 아이폰 및 아이폰터치에서 내려받아 쇼핑에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출시 3일 만에 2천여 건의 내려받기를 기록하며 무료 내려받기 순위에서 6위에 오를 정도로 아이폰 이용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웹사이트와 달리 광고 등을 과감히 생략하고, 검색과 베스트셀러 상품, 특가 상품, e쿠폰 코너만으로 단순하게 구성해 스마트폰 특성에 적합하게 한 게 특징이다.
G마켓 관계자는 “아직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버전은 아니지만, 모바일 쇼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G마켓은 조만간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UI(사용자 환경)를 내놓고, 아이폰 외에도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OS 기반의 스마트폰에 적용시킬 계획이다.
현재 G마켓 외에 다른 온라인몰은 당장에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지만, 인터파크 등 상당수의 온라인몰은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에서 상품 검색 및 구매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UI와 애플리케이션을 준비 중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에 이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내년 상반기를 본격적인 모바일 쇼핑의 도입기로 보고 있다”면서 “UI의 단순화와 검색단계 최소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출시 전만 해도 온라인몰의 모바일 쇼핑 진출 시도는 일천했었다. 더구나 지난해까지 일부 온라인몰은 이동통신사의 왑(WAP) 방식 모바일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일부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별다른 재미를 못 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운영하는 왑 방식 모바일 쇼핑몰 거래 규모는 534억원 정도로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의 0.3%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에는 G마켓 등 일부 온라인몰만 데이터 이용이 사실상 무제한인 KT의 완전자유존과 와 LG텔레콤의 OZ에 진출한 것이 눈에 띄는 정도다.
이같이 모바일 쇼핑의 확산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높은 데이터 요금과 인터넷 결제에 필수 사항인 ’액티브X’를 모바일 인터넷에서 내려받을 수 없는 국내 시장만의 특수성 때문이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일본과 미국 등 모바일 인터넷 선도국에 비해 잘 깔리는 등 유선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된 점도, 작은 화면에서 상품을 찾아 구매해야 하는 모바일 쇼핑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로도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열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는 데다, 최근 이통사들이 데이터 요금을 대폭 인하하고 앞으로도 파격적인 요금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모바일 쇼핑의 발전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결제 수단의 장벽 역시 상당히 낮아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자결제업체 다날은 지난 5월 정부 측 발주로 시작한 ’모바일OK 표준 기반의 결제모듈 개발’을 완료했다. 이는 모바일 결제를 액티브X로부터 자유롭게 한 것으로, 온라인몰이 모바일 쇼핑몰 개발 시 이 같은 모듈을 적용할 경우 결제 문제는 상당히 해소될 전망이다.
G마켓 관계자는 “요금과 결제수단 장벽 등이 해결되면 국내 인터넷 환경 특성상 PC가 아닌 모바일 쇼핑에서 최적화된 상품군을 개발해 마케팅을 해야 하는 숙제가 남는다”면서 “이 같은 마케팅 차원의 문제도 업계의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