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기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보다 과도하게 추정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SK증권의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8일 발간한 ’2010년 예상실적 평가-낙관적 편향을 의심한다’ 보고서에서 “주가는 기업이익의 함수이기에 실적 전망이 현실화되면 내년 주가도 많이 오르겠지만, 단지 예상에 그칠 수 있다”고 밝혔다.
15년간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이듬해 기업이익 추정치가 적중했는지를 분석한 결과 부합한 경우는 2000년과 2005년, 2006년 등 3차례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추정치 대비 10% 오차 범위에 있으면 적중한 것으로 봤다. 나머지 12차례, 즉 80%는 틀렸다는 얘기다. 7차례는 과대 추정, 5차례는 과소 추정됐다.
최근 3년간은 실적 전망이 모두 어긋났다. 2007년에는 섣부른 IT경기 낙관론으로, 2008년에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험을 과소평가하면서 전망치에 ’거품’이 꼈다. 반면 올해는 금융위기에 따른 비관론으로 과소 추정된 경우다.
그는 “2000년대 들어 오차가 눈에 띄게 줄고 있지만, 실적 전망 컨센서스를 투자 판단의 결정적인 준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며 “2000년대에도 제대로 추정된 확률이 30%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다른 국가들 역시 오류가 심했다. 15년간 독일과 홍콩은 3차례 적중해 한국과 같았다. 미국과 영국은 2차례, 일본과 대만은 1차례에 그쳤다.
그는 “실적 추정 오류는 한국 애널리스트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예측 행위 자체가 가진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예측 자체가 불완전하기에 어디에서 오차가 생겼는지를 분석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시장은 내년도 기업이익이 사상 최대 규모인 79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지만 여기에도 낙관적 편향이 반영된 것 같다”며 “또 실적 전망의 가변성이 큰 IT 부문의 비중이 크다는 점도 이익전망치의 신뢰도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나마 하반기보다는 상반기 이익전망치의 신뢰도가 높을 것이라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