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을 가로막는 간판과 귀를 괴롭히는 광고 소리를 떨쳐버리고 싶다. 잠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고 퍼부어대는 수많은 매체의 수다를 피하고 싶다. 내 영혼을 삼켜버릴 듯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감각의 세계를 벗어나고 싶다.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만들고 싶다. 내 안의 나와 말 걸고 저 깊은 마음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삶의 샘을 채우기 위해 고독의 시간, 명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명상은 내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나를 관찰하는 시간이다. 무념무상의 여백을 만들어 진정한 자아가 호흡할 수 있도록 내주는 시간이다. 조용히 자신을 바라볼 때 감정이 잦아들어 평온해진다. 모든 것을 멈추고 고요해질 때 지혜가 바로 거기 있다.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았다. 너무 남 얘기를 하며 살았고 남 눈치를 보며 살았다. 해야 할 말에 치여 하고 싶은 말을 먹고 살았다. ‘생산’을 해야 하는데 ‘소비’만 익숙하고, ‘건설’하지 못한 채 ‘향유’만 하면서 살았다. 순수한 자아에 얼룩이 끼고 수동적 삶으로 알맹이를 잃어버렸다. 타인의 생각만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며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나를 채찍질했다.
평생 외딴 섬에 혼자 살겠다고 짐을 꾸릴 수는 없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의식의 닻을 내려 놓고 정신을 가다듬는 시간을 만들어보자. 운전할 때도, 아침에 들어간 화장실에서도,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라도 좋다. 외부 소음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오직 호흡에만 신경쓰며 생각의 끈들을 놓아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처가 드러나야 하듯, 나를 직시해야 나를 성장시킬 수 있다. 내가 언제 약하고 내가 어디서 강한지,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야비하고 우스꽝스러운 구석이 있는지 나를 바라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