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지역의 전략산업 육성을 기획, 평가하는 ‘지역전략산업기획단’이 내년 초 대대적으로 축소 개편된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전략산업 컨트롤타워 기능의 약화를 우려하고 있으며, 전략산업과 광역경제선도산업의 참가 자격 및 업무 중복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8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올 상반기부터 전국 13개 지역 전략산업기획단의 개편을 추진해왔으나 아직까지 최종안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획단의 핵심기능인 기획과 평가를 따로 쪼갠뒤 기획업무를 지역 테크노파크(TP)로 넘기고, 평가업무만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획업무를 TP로 이관시킬 경우 지역내 타 기관 및 연구소 등과 정부사업 수주경쟁을 벌이는 TP가 전략산업 기획업무를 공정하게 처리할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TP에 산업단지클러스터추진단장의 역할까지 넘어가는 등 TP가 지나치게 ‘공룡화’되고 있다는 견재론까지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평가업무만을 따로 떼어내 기획단을 ‘평가단’으로 독립시킬 경우 기획에서부터 조정, 평가, 관리, 연계, 협력 등을 일괄 처리하는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돼 지역 전략산업을 통합 컨트롤할 전담기관의 부재로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지역 여론을 감안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고 지역 기획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수개월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지역전략산업기획단의 통폐합과 축소 등 여러 방안을 놓고 장·단점을 분석하고 있으며 지역여론도 반영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면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역전략산업 육성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개편안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 각 지역업계에서는 기획단 축소에 대한 반대여론과 함께 전략산업과 광역경제권선도산업의 지원 기준이 애매할 뿐만 아니라 추진주체간 업무도 중복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역전략산업의 경우 R&D과제에 참여기업에는 특별한 자격제한이 없으나 광역경제권선도산업의 중형과제(국비지원 15억원이상∼40억미만)의 경우 전년도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기업으로 참여제한을 둬 “광역경제권선도산업 R&D는 중견 및 대기업들만의 잔치로 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광주 광산업과 전북 신재생에너지, 경남 기계, 경북 부품소재 등을 놓고 전략산업기획단과 광역경제권선도산업지원단이 따로 사업아이템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등 업무 중복 및 행정력 낭비를 우려하고 있다.
지역전략산업기획단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전략산업과 광역경제권선도산업의 추진주체와 기준이 서로 뒤엉켜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면서 “자칫 조직개편을 잘못할 경우 옥상옥의 중복기관을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차제에 전략산업이나 광역선도산업의 통합기구를 출범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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