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모태펀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벤처투자는 주요 벤처캐피털 업체들과 함께 중국 상하이로 건너갔다. 중국 기관투자자 및 벤처캐피털을 만나 상호 투자기회 및 향후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중국 소재 유럽계 모태펀드(fund of funds)를 운용하는 제이드 인베스트와 투자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 참석한 분들을 보고 놀랐다. 젊어 보여 직위가 낮다고 짐작한 사람들 명함을 보니 매니징 디렉터였다. 우리나라 벤처투자업계에서는 투자총괄이사에 해당한다.
다음날 중국 실리콘밸리인 푸둥 창장 하이테크 단지를 방문했다. 단지 내 11만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었는데, 대학출신자가 80% 이상이며 그들의 평균연령이 35세 미만이었다. 단지 소개를 담당했던 부사장 역시 30대였다. 그리고 매년 2만명씩 젊은 하이테크 근로자가 증가한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이틀 간 모태펀드 운용기관, 기관투자가, 벤처캐피털 임직원을 만났다. 이들로부터 받은 일관된 느낌이 ‘젊구나’였다. 중국의 발전을 막는 부정적인 요인이 많다지만 중국의 젊은 벤처투자가와 벤처인을 보면서 중국의 역동적인 미래 모습을 예견할 수 있었다.
우리 모습은 어떤가.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이과와 문과의 비율이 과거에는 이과가 많았지만 지금은 문과가 압도적으로 높다. 대기업의 취업문은 좁고, 중소·벤처기업 현장에는 인력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고시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대학졸업을 해도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않는 캥거루족은 늘어만 간다.
정부의 제2기 벤처정책이 발표됐다. 변변한 자원 없는 이 나라에서 그나마 승부를 볼 수 있는 곳은 벤처라 할 수 있다. 제2의 현대와 삼성은 벤처에서 시작된다. 위험을 떠안는 벤처캐피털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NHN의 성공에는 보잘 것 없는 신생 벤처에 100억원을 투자한 벤처캐피털의 용기와 안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벤처에 미래 희망을 거는 모든 관련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ysh1005@k-v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