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이라는 게임의 미래 키워드는 단지 여럿이 어울려 게임을 하고 게임 내에서 그들의 관계망을 발전시키는 것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들이 게임을 통해 보다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구성원으로서 사회성을 높이는 부분까지 포괄한다.
그런 점에서 게임은 장애인에게 매우 좋은 소셜 윈도가 된다. 사회적 활동이 제약된 장애인들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일상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게임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열린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 테트리스 종목에서 우승,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차지한 중증 장애인 김영서군(12)을 보면 그 의미를 느낄 수 있다.
“게임이 너무 좋아요”라며 해맑게 웃는 김영서군은 태어날 때부터 자폐증상을 보였다. 게다가 발달장애가 더해지면서 김군은 유년기에 식사도 혼자서 하기 힘들 정도였다. 부모의 헌신적 노력으로 이제는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을 단계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주역은 ‘게임’이었다. 김군의 어머니 배은미씨(34)는 “영서가 예전에는 말이 거의 없었지만 게임을 하면서 대화가 많아졌다”며 “이제는 온가족이 함께 게임을 하면서 더 화목해졌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부모가 함께 대화하며 즐기면 이보다 좋은 대화거리가 없는 듯 하다”며 “무조건 멀어지게 하기보다 함께하는 지혜를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장애인이 게임을 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김군 같은 중증 장애인이라도 게임은 물론이고 워드프로세서나 프레젠테이션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 활용도 비장애인 못지 않게 해낸다.
장애인 학급을 맡고 있는 이수진 천안 서초등학교 교사는 “장애 학생들은 자신이 관심을 갖는 영역에서 큰 재능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며 “게임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