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벤처투자 부진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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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처펀드 결성은 늘었는데, 투자자는 어디에?’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받기를 희망하는 초기 벤처 최고경영자(CEO)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모태펀드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펀드 결성에 나섰건만, 업계는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다.

 9일 업계 및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설립 3년 이내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1893억원으로 전체 투자(6619억원)의 28.6%에 불과하다. 이는 2007년과 2008년 36.8%와 40.1%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반면 설립 7년 이상의 후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매년 증가추세로 올해는 39.9%에 달했다. 후기 벤처기업 투자는 2002년과 2003년 10%를 밑돌았으나 그후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초기 벤처기업 투자자금 유치 한계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벤처캐피털업계의 투자 결정이 엄격해진데다가 최근에는 기투자처에 추가로 집행하는 후속투자가 보편화됐다.

 곽동걸 스틱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최근에는 한번 투자하고 관심을 끊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추가 투자를 통해 성공확률을 높인다”며 “첫 투자시점부터 향후 4∼5년을 내다보고 2차·3차 투자를 펼친다”고 말했다.

 업체당 투자규모도 많이 증가했다. 과거에 비해 펀드규모가 늘어난데다 휴대폰·반도체를 이을 확실히 튀는 산업이 없자, 일부 우량기업에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다. 투자처가 많지 않으면서 의무 투자기간 내에 자금을 쓰지 못한 펀드 경우 상장을 앞둔 프리IPO기업에 투자하는 악순환도 이어진다.

 한 벤처캐피털업계 대표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아이템(투자분야)이 없다”며 “기껏해야 새로운 휴대폰이 나와도 부품은 기존 업체들이 개발을 하기 때문에 마땅히 신규투자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초기 벤처투자 부진은 내년에는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정부가 프리IPO 중심의 투자 분위기 해소를 위해 올해 창업 초기기업을 타깃으로 한 펀드를 대거 결성했기 때문이다. 올들어 9월까지 결성된 펀드만 총 10개에 107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현재 투자에 들어갔거나 본격적인 투자를 앞두고 있다. 창업초기기업펀드는 결성액의 60% 이상을 의무적으로 3년(운용기간 5년) 또는 4년(운용기간 7년)내 투자해야 한다.

 황영호 중기청 벤처투자과 사무관은 “최근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기기업 펀드가 많이 결성돼 앞으로 초기 벤처기업에 투자되는 규모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