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미디어페어 2009] 서병조 방송통신위원회 실장

[디지털미디어페어 2009] 서병조 방송통신위원회 실장

2009년을 돌이켜 보면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주제는 우리 사회의 아주 중요한 화두였다. 그 중에도 IPTV 서비스가 대표적으로 거론되었고 다양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여러 해 동안의 진통 속에 올해 1월에서야 본격 서비스된 IPTV 서비스는 최근들어 실시간방송 가입자 150만명을 넘어섰다. 기존 어떤 매체보다 가장 빠른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며 포화시장 논란이 있었던 유료방송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또한 통신 영역에서는 통신회사의 기업합병에 이어 유선과 무선을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가 선보이고,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경로와 매체를 통해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한 해이기도 하다. 방송의 영역에서는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계획을 확정하고 시범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가 진행되기 시작한 해였다. 디지털 CATV가 확산되고, DMB 2.0 등 새로운 융합서비스 준비를 위한 노력이 진행된 해이기도 하다.

 실로 2009년은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의 원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IPTV 이후의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는 무엇일까?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자주 주고받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어떠한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

 우선,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어떠한 기술과 서비스가 발생할 것인가로 질문을 이해할 경우, 대답의 범위는 상당히 제한적이게 된다. 모바일 IPTV와 홍콩의 PCCW사에서 제공하는 것 같이 탁상용 스크린과 이동전화에서 IPTV의 방송영상을 수신하는 것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송과 통신 서비스가 융합하고, 이를 토대로 어떠한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하여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질문을 이해할 때, 그 대답의 범위는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즉, 방송통신서비스가 다양하게 결합하여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우리 경제·사회·문화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당연히 우리가 더 관심을 가지고 육성시켜야 할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비스, 기기와 인프라를 중심으로 하는 IT 산업은 그 자체로도 발전해 나가지만, IT가 자동차, 조선 등 전통산업과 융합하여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IT가 방송 서비스와의 융합을 통해 방송통신 서비스를 고도화되는 동시에,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여 기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IT가 서비스 산업과 융합되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견인할 주요 서비스 산업분야는 교육, 의료, 금융, 회계, 법률서비스를 들 수 있다. 이 서비스 산업들이 방송통신기술과 결합되면 녹색성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서비스군을 녹색융합서비스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녹색융합서비스의 맏형격인 방송통신융합서비스를 살펴보면, 금년에는 우선 IPTV 공부방, 병영생활관 등에서 시범서비스를 실시했고, 이번 디지털미디어페어를 통해 보건의료, 교통, 민원, 사회안전망 서비스 등 공공서비스를 선보이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아직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의 초기단계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서 향후에는 IPTV 뿐만 아니라, 케이블TV, 와이브로 등 다양한 매체의 장점을 융합하여 다양한 공공 및 상용서비스가 개발될 예정이다.

 콘텐츠는 모든 매체를 통해 전달되고, 플랫폼 사업자는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닌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사회적으로는 환경, 고령화 및 저출산, 다문화 가정 등 현안해결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판단한다.

 아울러 대외적으로 우리나라가 IT인프라는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생산적 활용도에서는 성과가 높지 않다는 비판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도 융합서비스를 이용한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이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새로운 수출 모델 창출도 가능할 것이다.

 이번 디지털미디어 페어 2009 전시회는 방송통신 융합서비스가 본격 시작된 첫해에 처음 개최되는 것이라 매우 뜻이 깊다. 미래 방송통신융합의 비전을 보여주는 전시회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