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림(RIM)이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중국 판매를 확대한다고 8일(현지시각) 밝혔다.
RIM은 지난 2006년 중국에 블랙베리를 출시한 바 있지만 최근까지 대기업에만 판매한 나머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를 밑돌았다.
RIM과 차이나모바일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일반 소비자와 소기업에도 블랙베리를 팔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떠받치는 3세대(3G) 이동통신 표준인 ‘시분할 연동 코드분할 다중접속(TD-SCDMA)’ 기술을 채택한 블랙베리도 내놓기로 했다.
RIM과 차이나모바일의 블랙베리 판매 확대 계약은 애플, 모토로라 등을 향한 선전포고로 해석됐다. 애플은 지난 10월 30일 차이나유니콤과 함께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앞으로 RIM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얼마나 떼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RIM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짐 바실리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무선 통신시장인 중국을 전략적 시장으로 본다”고 말해 적극적인 시장 공략 의지를 엿보게 했다.
차이나모바일도 인터넷 검색(서핑), e메일, 무선 동영상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모델을 경쟁적으로 시장에 밀어낼 태세다. 이를 위해 ST-에릭슨과 3G TD-SCDMA 폰을 개발하기로 제휴하는 등 연횡 규모를 넓히고 있다.
그러나 블랙베리가 중국에서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우선 미국 등에서 성공한 블랙베리의 키보드 ‘쿼티(qwerty)’가 중국에서는 매력적이지 않다. 표음(알파벳)·표의(한자) 문자 간 차이가 큰 데다 중국 소비자가 터치스크린 방식 자판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중국 휴대폰 시장의 1위 업체인 노키아도 키보드를 장착한 스마트폰으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일부 휴대폰 제조업체는 중국에서 아예 쿼티를 장착한 휴대폰을 판촉하지 않을 정도다.
블랙베리가 전형적으로 접근해온 고가품 소비자에게 TD-SCDMA 방식이 매혹적이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TD-SCDMA가 중국 밖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기술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알로이시우스 추웅 IDC 시장분석가는 “다른 시장에서는 림이 오피니언 리더의 휴대폰으로서 성공적이었지만 중국에서는 아직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블랙베리의 중국 시장 성공 여부는 대중적 인기를 얻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