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 규모 시도 교육청 업무관리시스템 구축사업 발주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업무관리시스템사업은 16개 시도 교육청 업무를 전자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으로 지난주 사전규격이 공고된 이후 관련 업체의 반발이 거세다.
총 8개 부문으로 나뉘어 발주된 가운데 가장 예산이 많은 276억원 규모 개발 및 하드웨어(HW)·시스템소프트웨어(SW) 통합발주 사전규격에 업계의 이의 신청이 잇따랐다. 지난 8일 밤 마감된 의견등록에는 국가 입찰로는 이례적으로 무려 54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이 중 상당수가 분리발주에 관한 것이다.
발주방식 논란은 지난 10월 말 정보화전략계획(ISP) 결과를 기반으로 열린 공청회에서 분리발주가 예고됐다가 최근 사전규격 공고에서는 전체 사업예산의 10% 정도인 일부 SW를 제외한 90% 물량이 대거 통합 발주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베어링포인트가 주관한 ISP 산출물에도 공정한 경쟁을 유발하고 효율적인 예산 운용을 위해 개발·HW·SW 부문을 각기 나눠 분리 발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담겨졌다. 더불어 120여명이 참석한 지난 공청회에서도 ISP사업자를 통해 분리 발주 계획이 언급됐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ISP 결과를 무시한 통합발주 전환으로 앞서 관련 사업을 수주했던 특정사업자가 유리해졌다며 반발했다. 개발 부문에서 노하우를 지닌 사업자가 HW·SW사업을 모두 수주할 수 있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조달사이트에 의견을 등록한 A사는 “공공기관 발주는 공정한 입찰을 위해 분리 발주가 일반적이고 공청회 자리에서도 분리 발주한다는 답변이 있었다”며 발주방식 재검토를 요구했다. B사는 “분리 발주가 자리 잡는 상황에서 통합발주는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업을 주관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통합발주 방침을 정했으며 분리발주가 가능한 7개 SW는 나눠 발주한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KERSI 조석연 교육재정팀장은 “실 수요기관인 16개 시도 교육청과 협의해 발주 방식을 정했다”며 “공청회는 ISP 사업자가 주관한 것이며, 발주자 차원에서 통합 발주 방침을 밝힌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16개 시도 교육청 TF에 참여한 관계자도 “원활한 시스템 구축 및 향후 유지보수 등을 고려해 통합 발주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이미 분리발주를 요구하는 의견이 상당수 제기된 상황이서 쉽사리 논란이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ISP나 공청회 의견이 무시된다면 애초 그런 절차는 요식행위였던가”라며 “이의신청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