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 부품업체들이 자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들은 덩치는 작지만 신속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대기업이 참여하기 쉽지 않은 광저장장치, 휴대폰용 프리즘시트, 광픽업모듈 시장에서 1위를 달리며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안정된 실적은 금융위기를 겪으며 경쟁국가 업체들이 주춤하는 사이 점유율을 확실히 높이는 기반이 되고 있다.
모아텍은 주력 제품인 광저장장치 분야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하며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 PC 수요 회복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33.3%, 작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내년에도 윈도7 출시에 따른 PC 교체 수요가 예상돼 수익성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휴대폰용 프리즘 시트 전문업체 엘엠에스는 성숙기에 접어든 소형 시장에서 탈피, 넷북·내비게이션·e북단말기용 중형 제품 시장을 공략해 일본·대만 등 해외에서 주문이 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일본 업체와 게임기용 프리즘시트 100억 규모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엠도 전 세계 DVD용 광픽업 시장에서 3분기 시장 점유율 33.4%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5분기 연속 세계 정상을 차지한 셈이다. 일본 산요(26.7%)와 소니(16.7%)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독주하는 것이다.
이들 기업의 선전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해외 현지 실정에 맞는 타깃 마케팅과 소비 시장의 트렌드를 재빠르게 파악해 주력 제품을 선정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해 물량 증가에 적절히 대응한 점이 세계 시장 석권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우리나라 부품소재 분야가 취약하다는 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처럼 글로벌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부품소재 기업 일류화도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