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재판매법으로 관심을 모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도입법안이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국회 파행으로 그동안 막혀 있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9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문턱을 넘어섰다.
법안 논의 3년여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케이블TV·금융권 등 이동통신망이 없는 경우라도 새로운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날 소위에서 의결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재판매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의 망이용대가를 사전규제하고 도매대가는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리테일 마이너스’ 방식을 따른다는 것이다. 도매대가 규제는 법 시행 후 3년이 지나면 일몰된다. 또 재판매 서비스 범위에 2세대(G) 이동전화뿐 아니라 3G나 음성 등을 포함할 것인지의 문제와, 의무제공사업자에 SK텔레콤 외에 KT 등 다른 사업자를 포함할 것인지의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일임하기로 했다.
통신시장의 새 시대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새 제도 도입을 위한 문턱을 넘어선 것 자체가 그렇다는 의미다. 기존 이통신사업자나 새롭게 이 분야 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들이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일단 시장의 새 판 짜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케이블TV컨소시엄이 우선 의욕을 보이고 있다. 결합상품 등으로 통신업계와 경쟁하기 위해 이동통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역시 금융사업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의욕을 보인다.
경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통신시장은 그동안 과점체제로 묶여 있어 요금 인하 등 정부가 주도하는 시장경쟁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초기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 법안 마련뿐 아니라 망이용대가 산정이나 도매대가의 가이드라인 등 그에 걸맞은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