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김중태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시내전화 시장을 뺏긴 KT의 실수는 미래보다 과거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아직 KT가 시내전화 시장을 모두 내주지는 않았다. 고객 수가 꾸준히 줄더니 지난해 12월에는 최후 방어선으로 보였던 2000만명 아래(1986만6278명)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계속 하락했고,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시내전화 가입자 2039만4536명 가운데 90.1%인 1839만49명이 KT 고객이다.
90%에 이르는 시장 지배력! 분명 KT는 통신시장의 강자다. 그러나 지은이의 눈에는 ‘미래보다 과거에 집착하는 회사’로 비쳤다. 변화를 거부하다가 수백만명에 이르는 시내전화 고객을 놓친 것은 물론이고 인터넷전화 시장 1위마저 LG데이콤에 넘겨주는 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미래를 위해 기득권에 집착하지 말라는 충고다.
지은이는 ‘모바일 혁명’을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힘으로 봤다. 손바닥보다 작은 이동통신기기 하나가 경제와 사업 목줄을 쥐고 흔들고 있고, 앞으로 더욱 거세게 흔든다는 것. 구글, 애플, 삼성전자 등 이른바 ‘잘나가는 기업’의 공통점도 사람이 손에 들고 움직일 수 있는 것(모바일)을 제대로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책은 모바일 세상에서 무엇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가늠할 나침반인 셈이다. 한 쪽씩 넘기다 보면, 흥미로운 사례를 많이 만날 수 있다.
소비자 휴대폰에 영업할 장소를 미리 알려주는 미국 LA의 ‘고기 비비큐(Kogi BBQ)’, 트위터(소셜네트워킹서비스)로 만드는 실시간 신문, 오는 2011년부터 휴대폰 투표제를 시작한다는 에스토니아 등에 시선이 머문다. 고속철도(KTX) 타는 곳이나 차량 안에서 표를 검사하지 않는 이유도 담겼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월 100명씩 백만장자가 탄생한다는 얘기에는 동공이 커진다. 지은이는 앱스토어를 ‘마법의 엘도라도’라고 추어올렸다. 앱스토어가 폐쇄적이었던 한국의 모바일 시장을 개방적으로 돌려놓기도 했다고 풀어냈다. 개량 한복을 즐겨 입는 지은이가 제시한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로 꾀하는 미래 사업기회 발굴 여부는 독자의 몫이다. 1만5000원.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