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통합을 위한 유타주의 노력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타주는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해 고도의 중앙화된 IT관리구조를 창출해 냈다.
당시 유타주는 각 정부기관들마다 자체적으로 IT직원과 IT시스템을 보유, 운영하는 환경이었다. 주정부 CIO가 있었으나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
각 정부기관들은 주정부 CIO의 개입이나 허락 없이 IT예산을 책정하고 집행했으며 인력의 고용과 해고, 시스템 개발을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이는 유타주 전체적으로 IT서비스와 IT인력이 중복되고 비용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았다.
비용 절감을 위해선 IT통합이 해결책이었으며, IT통합을 위해 유타주가 실행한 방법은 △주정부 CIO에 강력한 권한 이양 △IT서비스 조직 단일화 △서비스수준협약 실행이었다.
우선 유타주는 주정부 CIO에 강력한 권한을 이양하고 이 CIO 아래 IT조직을 통합하도록 했다. 통합 IT조직으로 만들어진 것이 유타 기술서비스부(DTS)다.
◇주정부 CIO에 강력한 권한 이양=유타주 각 정부기관들에 속해 있던 IT인력을 DTS로 이관하는 것에 각 정부기관들과 IT직원들의 반대가 거셌다. 현업과 긴밀한 유대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유타주는 IT인력의 소속을 DTS로 일원화하되, 직원들이 종전과 마찬가지로 각 기관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이는 예산집행을 포함한 IT의사결정과 조직을 중앙화, 단일화시키면서도 실무자와 IT인력간 의사소통 체계를 공고히 하는 효과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IT 전환 과정에서 오는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또한 DTS 내에 각 정부기관의 IT를 책임지는 IT디렉터를 뒀다. 이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정부기관과 주정부 CIO 사이에서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하며, 담당하는 정부기관에 필요한 IT솔루션의 도입과 변경을 제안하고 논의했다.
유타주가 취한 방법은 특정 정부기관의 IT 인력에 의해 개발된 전문 지식과 유연성을 희생하는 일 없이 IT중앙화의 혜택을 얻도록 했다. 한 예로 유타주의 교통부는 교통상황 모니터링이나 기관의 IT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검색 방법을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었다. 유타주는 IT통합을 추진했지만 개별 기관의 업무 특성에 최적화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까지 단일화하지 않았다.
이전과 다른 점은 개별 정부기관이 맞춤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DTS와 사전 논의하고 프로젝트 시작과 완료를 DTS 감독 아래 명료하게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DTS 소속이면서 이전과 변함없는 형태로 각 정부기관 내 근무하는 IT인력 배치 때문에 가능했다.
◇통합조직의 계약 단일화로 유지보수 절감=유타주 주정부 CIO는 주내 모든 IT프로젝트를 통제하는 권한을 갖게 됐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조직 통합은 애플리케이션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주 전역에 걸쳐 사용되는 메인프레임의 유지보수 비용은 IT통합 전에 연간 1500만달러였다. 각 기관별로 유지보수 계약을 맺은 탓이다. IT통합 후 DTS로 계약을 단일화하면서 메인프레임 유지보수 비용은 250만달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이 250만달러는 웹스캐닝과 방화벽 등 주 정부기관들의 보안 향상에 사용됐다.
IT조직통합으로 절감된 또다른 비용은 IT수리비다. 많은 유타주 정부기관들은 주 전역에 걸쳐 여러 개의 지사를 두고 있고, 이전에는 이들 지사의 IT장비에 장애가 발생하면 해당 기관의 IT기술자가 출장 방문해 해결했다. 이 비용과 시간은 결코 적지 않았다. 문제는 이 지사에 가까운 곳에 타 기관의 IT기술자가 있음에도 소속 기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을 수 없고, 먼 곳에 있는 소속기관의 IT기술자를 기다려 수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IT통합 이후 모든 IT인력은 DTS 소속이 됐기 때문에 IT장비에 문제가 있는 지사에서는 DTS에 연락을 취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IT기술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체제 전환 후 출장비만 20∼30% 감소했다.
◇기존 IT인력 재교육 등 점진적 변화=유타주의 CIO였던 스티브 플레처는 유타주 산하 모든 정부기관들이 만족하고 DTS에 협력할 수 있도록 전환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또한 거대한 단일 조직에 대한 두려움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모든 기관들을 각각 방문해 실행임원들의 요구를 파악했다.
그리고 서비스수준협약을 체결했다. 서비스 수준을 측정하는 방법을 공식화하고 기존 서비스 수준 이상의 협약을 새로 체결했다. IT통합으로 DTS는 기관들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기관들이 DTS에 보다 높은 점수를 주는 결과로 돌아왔다.
또한 IT인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재교육을 실시했다. IT인력 채용이 각 정부기관별로 이뤄졌기 때문에 현 시점에 요구되는 기술이 부족했다. 예를 들면 자바나 닷넷 같이 상대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개발자를 원했지만 십수년 전부터 근무해온 많은 개발자들은 여전히 코볼을 사용했다.
유타주 DTS는 새로 개발자를 채용하기 보다 기존 코볼 프로그래머들에게 자바, 닷넷 교육을 시켰다. 기존 인력을 재교육시키는 것이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는 것보다 비용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의한 것이다. “기존 인력은 이미 정부기관 문화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으로, 기술적 스킬만 추가하는 것이 새 사람을 채용해 문화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게 플레처 CIO의 설명이다. 유타주 주정부 CIO인 스티브 플레처는 현재 미정부CIO연합(NASCIO)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